영화관 유치, 문화재단 설립 해묵은 과제만 나열
지난 1일 취임한 정현복 시장의 문화 공약을 점검한 결과 기존 이성웅 전 시장이 추진했던 공약을 그대로 물려받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정현복 시장은 후보 당시 공약집에도 문화가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했지만 정작 공약은 전 시장과 별 다를 게 없는 내용을 담아 정 시장의 문화 철학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현복 시장의 공약집과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약을 살펴보면 정 시장의 문화부문 공약은 크게 다섯 가지다. 민영 영화관 유치(문화홍보담당관실)와 마로산성 진입로 개설(건설방재과), (재)광양문화재단 설립(문화홍보담당관실), 시청앞 야외음악당 전천후 시설(문예도서관사업소), 광양읍 원도심 문화의 거리 조성(도로과)이 정 시장의 공약이다. 이는 이 전 시장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것으로 정 시장이 새롭게 내세운 공약은 하나도 없다.
현재 공약으로만 보자면 결국 정 시장만의 문화 철학은 없는 셈이다.
영화관 유치는 시민들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내용으로 민간 투자자를 마땅히 찾을 수 없어서 유치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정책이다. 광양시 인구가 15만이지만 한곳으로 몰려있지 않고 읍권, 중마권, 동부권 등으로 나눠져 인구가 분산되고 경제 활동 지역이 서로 달라 영화관 유치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2012년 중마동 옛 터미널 주차장 부지(윤화주 정형외과 앞)에 주차타워를 건립해 영화관을 유치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했으나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주차타워 건립으로 교통난해소도 하고 영화관 유치로 문화 갈증 해소에 나섰지만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차를 가져오면 교통이 더 혼잡해지고 영화관 역시 수익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당시 영화관 유치가 어렵다는 결론이 난 후 현재로서는 추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수 년 동안 추진해왔던 영화관 유치를 정 시장이 어떻게 했는지는 앞으로 살펴봐야 한다.
다른 공약 역시 새로울 것이 없다.
문화재단은 이성웅 전 시장이 임기 마지막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지만 의회 반대와 좀 더 신중히 결정하자는 여론에 밀려 설립하지 못했다.
이 전 시장의 정책은 정 시장이 공약으로 물려받아 추진할 예정인데 어린이보육재단 설립도 약속한 정 시장이 임기 내 두 개의 재단을 설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밖에 마로산성 진입로 개설, 광양읍 원도심 문화의 거리는 전 시장의 정책으로 별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 시장의 문화 공약을 종합해보면“전임 시장의 정책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화 관계자는“이제는 건설보다는 문화ㆍ관광 인프라 구축이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며“광양은 문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만큼 정 시장은 문화 정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우리지역의 작은 문화라도 활용해 상품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