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농협 쌀값 위임장 논란
광양농협 쌀값 위임장 논란
  • 최인철
  • 승인 2009.12.10 09:48
  • 호수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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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연 “쌀값 마음대로 책정하기 위한 농협측 수단”

광양농협이 조곡 수매 때 수매가격을 농협에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광양농협 올해 조곡 수매 시 ‘2009년산 조곡을 광양농협에 무조건 위탁 출하하겠으며, 그에 따른 가격이 농협에서 대외에 매출한 가격에 준하여 결정할 것을 위임합니다’라는 위임장 작성을 조건으로 수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광양농협 종합미곡처리장에 수매를 한 농민 다수는 이 같은 위임장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농민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광양시지부 조차 이 위임장의 존재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창기 전 한농연 광양시지부장은 “수매를 하기 위해 (종합미곡처리장)에 갔더니 농협직원이 위임장에 무조건 서명해야 한다고 해서 내용도 확인하지 못한 채 서명했다”며 “하지만 쌀 가격을 농협에 위임한다는 것이었으면 수매 전 충분히 농민에게 설명을 했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농연 광양시지부 송수종 사무국장은 “위임장이 있다는 사실은 오늘(9일) 처음 들었다”며  “위임장을 받는 조건으로 수매를 한 게 사실이라면 농협이 수매가 급한 농민들을 강제해 쌀값 결정을 농협에 위탁토록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산지가격이 결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위임장을 조건으로 수매한 것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쌀값을 농협 마음대로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광양농협은 쌀값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광양농협 허순구 지도차장은 “쌀값 하락으로 조곡 수매여부를 걱정하던 농가를 위해 쌀값을 농협에 위탁한다는 위임장을 조건으로 수매를 했다”며 “위임장은 정부차원의 쌀값해결이 안 되는 상황에서 경영체인 농협이 적정가격 제시를 조건으로 농가의 수매를 돕기 위해 받았다”고 말했다. 

법률자문 결과 위임장은 위임한 내용에 대해 법률적 효력을 발휘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농협이 자체 수매가격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수매농가로서는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뜻해 벼 수매가격을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농연 광양시지부는 위임장 조건 수매가 적법한지에 대해 법률자문단에 검토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수매가격을 둘러싼 갈등은 점점 더 꼬이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