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로드킬, 대책 마련 시급…습지 보호 필요
두꺼비 로드킬, 대책 마련 시급…습지 보호 필요
  • 김호 기자
  • 승인 2025.03.07 17:49
  • 호수 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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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깬 두꺼비, 본격 산란 시작
전남녹색연합, 주민 함께 이동 도와

지난 3월 5일 경칩을 맞아 진상면에 위치한 비평저수지에 두꺼비들의 산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올 겨울은 예년에 없던 수 차례 한파로 인해 지난 몇 년 동안 보였던 산란 시기보다 한 달가량 늦은 2월 28일부터 산란이동이 시작됐다. 

이에 전남녹색연합은 두꺼비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지난 2월부터 광양시 자원순환과 담당자와 두꺼비 서식지를 사전에 돌아보고, 로드킬 주요 요인들을 제거해 주는 활동에 들어갔다.

또한 2월 28일부터는 녹색연합 회원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직접 두꺼비들의 이동을 돕거나 로드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조사 사흘간 △암컷 83마리 △수컷 831마리 등 총 914마리에 대해 직접 이동을 도왔다. 

그러나 밤사이 안타깝게도 두꺼비 174마리가 도로를 지나다가 찻길 사고(road kill)로 생명을 잃었다. 

성체 두꺼비들은 앞으로 한 달가량 비 오는 날이나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밤에 산란지나 서식지로 이동을 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로드킬이 발생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전남녹색연합은 2015년 3월부터 섬진강 일대의 861번 지방도를 중심으로 51개의 소류지와 논습지를 찾아 두꺼비의 산란유무와 서식지 보호 및 로드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6년 총 113마리 포획이동을 시작으로 2021년 1832마리 개체를 보호하며 산란이동을 도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개체들이 도로를 건너다가 로드킬로 생명을 잃고 있다. 

전남녹색연합은 2019년 섬진강 인근과 광양지역 51개 소류지 중 13곳 소류지나 저수지에서 두꺼비들이 산란하는 것을 확인했지만 지난 2022년 조사에서는 9개의 산란지로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최근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섬진강 다압면사무소 앞에 산란지마저 주민센터 개발과 주변 토지이용 변경 등으로 인해 습지가 내륙화돼 두꺼비나 양서류들이 산란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초등학교 교사는 “두꺼비들이 학교 주변에서 발견되곤 하는데 산란지가 훼손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수완 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섬진강과 두꺼비는 과거 수 천년 동안 인간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생태와 관광이라는 명분으로 개발만을 내세우다보니 그 과정에 생명들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다압의 두꺼비 산란지를 복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물종다양성 보호를 위해 논습지 보호 정책과 습지를 개발할 경우엔 계획 단계에서부터 습지를 원형 보존하거나 대체습지 조성을 통해 습지가 함부로 사라지지 않도록 지자체에 건의하는 등 지역의 생물종다양성 회복에 시민단체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