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가 구스타프 카유보트는 19세기 후반 파리의 변화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인상주의 화가다.
그의 작품 <비 오는 날, 파리 거리>는 덤블링 광장을 배경으로, 빗속을 우산으로 가린 사람들의 풍경을 담고 있다.
카유보트가 살던 1870년대의 파리는 지금과는 달리 정비되지 않은 하수 시설로 인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조르주 외젠 오스만 남작이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명령으로 도시개조 사업을 진행하며, 파리는 현대적인 도시로 새롭게 태어났다. 카유보트는 이 변화된 파리의 모습을 마치 스냅사진처럼 캔버스에 기록하며, 당시의 도시와 사람들의 일상을 생생히 그려냈다.
카유보트는 화가로서의 재능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된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고, 이를 어려운 동료 화가들을 돕는 데 사용했다.
모네, 드가, 피사로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구매해 나라에 기증하거나 전시회를 열어 그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했던 카유보트는 나눔과 베풂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사람이었다.
돈이 많다고 누구나 베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유보트는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써야 가치 있는지 알고, 기꺼이 베푸는 삶을 살았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다 보면 나눔과 베풂의 가치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학원 오는 아이 중에는 자기 용돈으로 과자를 사 오거나 집에 있는 간식을 가져오는 아이들이 있다. 학원에 있는 언니, 오빠, 동생, 친구들과 같이 먹고 싶은 것이다. 아이는 피아노가 있는 방마다 들어가 하나씩 나눠 주곤 한다. 카유보트를 얘기하면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가끔 과자 가져와서 나눠 먹잖아. 그렇게 나눠 줄 때 어떤 기분 들었어?”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좋았어요!” 했다.
카유보트의 삶을 통해, 그리고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베푸는 게 얼마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인지 알았을 것이다. 세월이 흐른 뒤에는 그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카유보트의 <비 오는 날, 파리 거리>를 감상하는 동안, 스페인 작곡가 그라나도스의 <비야네스까>를 들려주었다. 그라나도스의 서정적인 선율과 빗방울 떨어지는 풍경이 어우러져 그림은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카유보트의 삶과 작품 속 이야기를 나눈 후 아이들은 그림의 풍경뿐 아니라 화가의 따뜻한 마음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는 사람이 더 따뜻해지고, 받는 사람은 웃음 지을 수 있는 삶. 이 그림이 전하는 나눔과 배려의 가치는 지금 우리 일상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나눔과 예술이 주는 기쁨을 마음에 새기며, 따뜻한 빗소리와 함께 한 장의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