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교육 추구…도교육청 심의기준 따져
시와 지역사회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 커져
전남 최초로 개교한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가 구성원 간의 갈등과 전남도교육청의 능동적 대처 부족으로 방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3일 ‘한국창의예술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교육공동체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도교육청과 창의예술고 교장 등 교직원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또 6명의 발제자가 교육가치와 대학진학이라는 현실을 두고 다른 주장을 펼쳤고, 질의응답 시간에도 상반된 주장으로 갈등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창의예술고는 2020년 3월 개교하면서 ‘창의교육공동체 구축과 융복합 예술 전문역량 강화’라는 지향점을 명시하고 공모제로 교장을 뽑았다.
교장은 학교 운영방향을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미래지향적 창의성 교육실현을 목표로 학과를 개편했다.
그러나 학과개편 과정에서 도교육청은 현행 심의기준에 미달한다는 판단으로 일부 과목을 미승인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학교장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교사들과 고학년 학생, 학부모들이 교장의 융합교육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면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3학년 학생들은 진학을 위한 현실적인 교육을 요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학교를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창의예술고는 2020년 개교하면서 정원 60명(5명 미달)을 채우지 못했고, 2021년에도 10명이 미달 됐다.
이에 따라 학교는 음악과 미술 전공 통합선발, 창의융합 전공을 개설했고, 그 결과 2022년 신입생은 정원 외1명을 포함해 61명을 선발했다. 올해 2023년 신입생도 60명 정원을 다 채웠다.
순수예술과 클래식음악 중심의 전통적인 학교인 인천예고, 세종예고는 미달되는 상황에서 전국 31번째로 개교한 창의예술고가 정원이 넘는 경쟁률을 보인 것은 융합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졌다는 학교장의 설명이고 교육전문가도 동의하는 대목이다.
통합교육은 전공별로 반을 나누지 않고 통합학급으로 운영하고 실기수업은 전공별로 받는다. 1학년은 창의예술과로 운영하고 2학년 올라가면서 창의음악, 창의미술, 창의융합 중에서 선택하는 학제다.
이러한 학제운영에 따른 새로운 교과목 개설에 대해 도교육청은 국가교육과정에 제시된 과목과 성격, 목표, 내용 등이 달라야하고,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체계에 준하여 과목 개설의 필요성, 교육과정 편성안, 지도교사 확보 계획 등에 관한 사항포함이 명시돼있다.
그러나 창의예술고는 2022년 1학기 신설승인과목 운영 점검 결과, 과목 신설 신청 시 제시한 지도교사 확보 방안 미준수 및 예술전문강사와 협동 수업을 미실시 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창의예술고가 2023학년 교과목 신설 요구에 대해 전남교육청의 심의결과에서 미 승인된 과목에 대해 도교육청의 지도와 학교장의 반영 여부가 주목된다. 승인 되지 않는 과목에 대해 교장의 교육과정 편성과 학생들의 학교 지원 이유와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창의예술고는 광양시가 교육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적극적인 유치 노력으로 성공 했고, 100억원의 예산으로 매년 1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개교 초기부터 이어온 내부 갈등으로 인해 결국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의 해결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광양시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