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우체국 (2016)
詩. 변영희
획을 그을 수 없는 감정이 펄럭이는데
분향소 옆 성당의 종소리는 언제 울리는가
종소리로 감정의 획순을 정리할 수 있을까
거센 바람 끌어안고 일필휘지
팽목의 슬픔을 새겨야지
노란 촉수 하나하나 만져봐야지
심해의 문어우체국으로
뒤집힌 배에 전하는 편지를 부쳐야지
아홉 통의 편지 쓰고 또 쓰고
노을 빛 물들고 바다 저편으로 태양이 숨는 시간
문어들의 행낭에 넣어야지
잊지 않겠노라
노랗게 외치는 각혈
‘만지고 싶다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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