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시 읽는 월요일
  • 광양뉴스
  • 승인 2017.04.14 17:11
  • 호수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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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우체국 (2016)

 

詩. 변영희                            

 

획을 그을 수 없는 감정이 펄럭이는데

분향소 옆 성당의 종소리는 언제 울리는가

종소리로 감정의 획순을 정리할 수 있을까

거센 바람 끌어안고 일필휘지

팽목의 슬픔을 새겨야지

노란 촉수 하나하나 만져봐야지

심해의 문어우체국으로

뒤집힌 배에 전하는 편지를 부쳐야지

아홉 통의 편지 쓰고 또 쓰고

노을 빛 물들고 바다 저편으로 태양이 숨는 시간

문어들의 행낭에 넣어야지

잊지 않겠노라

노랗게 외치는 각혈

‘만지고 싶다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