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0일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업체인 이지테크 노조 양우권 분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5일 만에 협상이 마무리됐다. 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ㆍ광양제철소 사내하청노조 부지회장은 지난 12~13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서 이지테크와 협상을 펼친 끝에 13일 밤 10시 경 최종 마무리했다.
이들은 13일 밤 광양YMCA 사무실에서 협상 조인식을 갖고 합의서에 최종 사인했다. 조인식은 비공개로 열렸으며 유족 대표, 금속노조 관계자, 이지테크 대표 측이 참석했다. 이영민 광양YMCA 이사장은 조인식 참관 및 합의서 문구 조율을 맡았다.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협약이 마무리됨에 따라 장례는 15일 치르기로 했다. 장례 명칭은‘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지며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동광양장례식장에서 발인, 시청 사거리 시민분향소에서 영결식을 거행한다. 영결식을 마치면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노제를 지낸 후 장지인 경남 남해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 양우권 분회장 사태는 35일 만에 마무리 됐다. 고인은 지난 달 10일 자택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일기와 유서를 통해 이지테크 측의 왕따, 감시, 차별, 표적 징계, 해고의 부당성을 알렸다.
자살 사건 이후 지역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양 지회장의 죽음을 두고 사측의 노동탄압과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고 양우권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광양시청 앞 사거리에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기자 간담회, 촛불집회, 거리행진, 대규모 결의대회 등을 통해 고인의 억울한 죽음과 포스코ㆍ이지테크의 노조탄압 실태를 고발했다.
대책위은 이와 함께 포스코와 이지테크에 특별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특별 교섭 내용으로는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탄압 중단,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유가족 배상 등이다. 지역 시민단체도 대책위를 구성, 양우권 분회장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중재하는 등 다각도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사태는 장기화 됐다. 투쟁대책위가 시청 앞 사거리에 설치한 시민분향소를 중심으로 포스코와 이지테크를 규탄하는 각종 현수막이 거리를 도배하고 확성기 사용을 통해 홍보전이 펼쳐지자 중마동발전협의회와 상공인단체는 사태 장기화에 중마동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현수막 철수, 확성기 사용 중지 등을 요청했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던 고 양우권 분회장 사태는 지난 12일 금속노조와 이지테크 측이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서 이틀 간 협상 끝에 마무리됐다.
이영민 광양YMCA 이사장은“서로가 한발씩 양보해서 합의를 이뤄내 정말 다행”이라며“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숙한 노사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故 양우권 분회장 사태 주요 일지
ㆍ5월 10일 오전 7시52분경 양우권 금속노조 이지테크 분회장, 광양시 자택 부근서 목매 자살. 복직 후 왕따, 감시, 차별, 표적 징계, 해고 부당성을 유서를 통해 알림
ㆍ5월 11일 포스코ㆍ이지테크 규탄, 비정규직 철폐, 고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 광양제철소 1문 앞 기자회견“양우권 분회장 죽음에 사과”촉구, 유족들 투쟁대책위에 모든 권한 위임, 시청 앞 사거리 시민분향소 설치
ㆍ5월 12일 광양제철소 본부 앞 대규모 결의대회. 투쟁대책위 포스코와 이지테크에 특별교섭 요구안 전달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탄압 중단,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유가족 배상
ㆍ5월 16일 시민ㆍ노동단체 故 양우권 노동자 시민대책위 구성키로
ㆍ5월 20일 오전 11시. 시민대책위 열린 홍보방에서 기자회견. 대책위 발족과 해결 촉구
ㆍ5월 21일 투쟁대책위, 광양시청 앞 사거리에서 집회. 매일 시청 앞 촛불집회, 도보행진
ㆍ5월 27일 중마동발전협ㆍ상공인단체-범시민대책위 간담회, 故 양우권 노동자 사태 조기 해결하기로
ㆍ5월 28일 유족들, 시청 열린홍보방에서 기자회견“포스코ㆍ이지테크 진심어린 사과”촉구
ㆍ6월 2일 금속노조,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이지테크 부당노동행위 고소
ㆍ6월 3일 투쟁대책위, 서울 포스코센터와 이지그룹 본사, 청와대 앞 집회
ㆍ6월 5일 투쟁대책위, 시청 열린 홍보방서 기자 간담회. 고인 일기장 공개 및 배포
시민단체협, 정현복 시장 간담회. 고 양우권 사태 해결 위한 중재 나서기로
ㆍ6월 9일 투쟁대책위, 청소년문화센터에서‘포스코 노동탄압ㆍ인권유린실태 보고대회’개최
ㆍ6월 11일 중마동발전협ㆍ상공인단체-시민대책위 간담회. 투쟁대책위에 15일까지 현수막 철수, 확성기 사용 중지 요구
ㆍ6월 12일 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ㆍ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ㆍ광양제철소 사내하청노조 부지회장,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서 이지테크와 협상
ㆍ6월 13일 협상 마무리. 시민대책위, 장례절차 논의
ㆍ6월 15일 장례예정. 동광양장례식장-시청 앞 시민분향소-광양제철소 1문 앞-남해 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