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첫 신호탄’ 쏜 포스코 지역경제 ‘찬바람’ 부나
구조조정 ‘첫 신호탄’ 쏜 포스코 지역경제 ‘찬바람’ 부나
  • 김보라
  • 승인 2014.07.21 09:21
  • 호수 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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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높은 LNG터미널 등 3개 자회사 매각
포스코가 광양 LNG터미널을 비롯해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의 매각을 동시에 추진한다.

철강업계 장기 불황으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포스코를 위해 권오준 회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 구조조정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비핵심 사업은 구조조정해 재무구조 개선 전략이 가시화된 것이다.

LNG터미널은 도이치뱅크, 포스화인은 삼일회계법인, 포스코-우루과이는 안진회계법인을 각각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재무구조 개선의 첫 단추인 광양제철소 LNG(Liquified Natural Gas·액화천연가스)터미널은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이므로 일단 별도 법인으로 만든 다음 포스코가 경영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한다. LNG터미널은 해외에서 LNG전용선으로 들여온 액체상태의 LNG를 탱크에 저장한 후 기화 처리해 공급하는 설비다.

포스코는 2004년 7월 민간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 탕구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LNG천연가스를 직도입하기로 계약하고 2005년 광양 LNG터미널을 준공했다.

민간 유일의 LNG기지인 이 터미널은 4개 탱크, 총 53만㎘의 LNG 저장능력을 갖춰 국내외 수요처가 다양하다.

포스코는 시장 가치가 7000억~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포스화인은 철강 부산물인 슬래그를 분말화해 시멘트 업체에 판매하는 회사다. 쌍용양회·동양시멘트·라파즈한라 등이 지분(각 10.26%)을 갖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 포스코-우루과이도 시장에 내놓는다. 이 회사는 2009년부터 남미 1000㏊ 부지에 유칼립투스나무를 심어 조림 사업을 펼쳐왔다. 정부가 2012년 5월 제정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0년까지는 국내에서 탄소배출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이번에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포스코는 이번 LNG터미널 지분 매각과 비핵심사업 철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신용등급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계열사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우량 자회사는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포스코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언제 자신을 향하게 될 것인지 불안에 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자회사 관계자는 “이번 자회사 매각은 기업 전체에 대한 구조조정의 첫 신호탄”이라면서 “최근 계열사 사장단이 대규모 교체됐는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 모두들 동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