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중마동, 더 이상 민주당 ‘아성’ 아니다
광양 중마동, 더 이상 민주당 ‘아성’ 아니다
  • 이성훈
  • 승인 2012.04.23 09:56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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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중마동 표심 해부

외지인ㆍ젊은 층ㆍ노동계 유입…특정 정당 주도 없어
젊은 표심 잡기 위해 각 당 안간힘

“통합진보당 사람들은 평소에도 인사도 잘하고 불편한 곳은 없느냐며 안부를 자주 여쭤봅니다. 민주통합당요? 선거 때만 관심있는척 하고 지나갑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생 챙겨주는 유현주 후보를 찍었지요.” 중마시장 한 상인의 말이다.

순천 덕연동에 이어 전남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중마동. 3월 30일 기준으로 중마동 인구는 1만 8056세대에 5만1295명이며 현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평균 연령은 이제 갓 서른으로 그야말로 젊은 도시다. 중마동의 표심은 이번 총선에서 다른 지역과 뚜렷한 차이가 났다. 이곳이 더 이상 민주통합당 독주 지역이 아님을 증명해 준 것. 중마동 표심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중마동 민심 도대체 어떻기에…

이번 총선에서 중마동 투표 인구는 3만3953표로 이중 1만6679명이 투표해 49.1%를 기록했다. 투표 결과 민주통합당 우윤근 후보 7378표(44.5%), 통합진보당 유현주 후보가 7110표(42.9%)를 얻었다. 두 후보 간 차이는 불과 260여표. 광양읍에서 우윤근 후보는 유현주 후보를 약 4천여표 차이로 격차를 벌렸는데 이를 감안하면 중마동은 광양읍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통합진보당이 대약진과 민주당의 고전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온데는 중마동 인구 분포와 새누리당 후보 불출마 등을 꼽을 수 있다. 중마동 인구를 살펴보면 20~30대가 1만6105명, 40대 1만 844명, 50~60대 5967명, 70대 이상 1125명이다. 20~40대 유권자가 총 2만7천여 명으로 젊은층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외지 인구와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이 중마동의 특징이다. 정기 중마동장은 “중마동은 신흥 도시이고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외지 인구 유입이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 계층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민주당이나 통합진보당은 이런 지역적 특성이 이번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으로 표가 몰렸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것도 민주당이 고전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김광영 후보는 2위를, 민노당 유현주 후보가 3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없어서 통합진보당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는 자체 분석을 하고 있다. 광양은 다른 호남 지역과는 달리 여권 성향이 비교적 강한 곳이다. 이번에 새누리당이 출마했다면 최소한 10% 정도는 득표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불출마로 이어지자 그 표가 결국 통합진보당으로 쏠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중마동내 반 민주당 정서가 어느 정도 깔려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2 지방선거의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당시 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적지 않은 홍역을 치렀다. 후보들이 경선과정에서 불복해 잇따라 탈당하고 무소속 이성웅 후보 지지를 표명하는 등 갈등이 극심했다. 결국 민주당은 시장 선거에서 패하고 말았다.
이런 앙금이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남아있어 민주당이 고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합진보당 약진 뚜렷

민주당 고전 원인은 이런 몇 가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통합진보당의 약진이 뚜렷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지방선거 기초의원 부문에서 중마동은 민주당, 민노당, 무소속이 한 자리씩 차지했다.

당시 중마동 표심은 민주당이 최소한 두 석을 차지하고 나머지 한 석도 경합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투표 결과 민주당은 한 석 밖에 얻지 못했다. 민주당으로서 더욱더 굴욕적인 것은 민노당 백성호 후보가 4242표를 얻어 광양시의원 당선자 중 최다 득표를 올렸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꾸준히 펼쳐온 민생 현안, 복지 공약이 젊은 층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가고 노동자, 진보 계층의 전폭적인 지원이 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또한 그동안 ‘진보=강성’이라는 고정 관념이 두 차례 선거를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면서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젊은 유권자, 전략 필요

앞으로 중마동 젊은 표심을 위해 어느 당이 주도권을 쥘 지 관건이다. 통합진보당은 일단 두 차례의 선거결과에서 나타난 표심을 토대로 노동ㆍ진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민생 정치를 내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각오다. 선거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시민들을 자주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면서 더욱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를 통해 젊은 층에게 다가서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서도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다각도로 계획을 세울 방침”이라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더욱더 분발, 주민들에게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