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포스코광양제철소의 지역협력사업
2. 지역사례 탐방 ① GS칼텍스의 지역협력사업
3. 지역사례 탐방 ② SK에너지의 지역협력사업
4. 해외사례 탐방 ① 일본 야하타제철소의 지역 협력사업
5.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관계형성 방안…<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상생방안을 찾는 것은 우리지역의 가장 크고 어려운 숙제이다. 어디에도 올바른 해답이 없으며 지역과 기업이 지역의 상황에 맞게 풀어나가야 할 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광양에서 기업의 역사는 광양제철소 입지와 맥을 같이한다.
1987년 1고로가 가동을 시작했으니 우리 지역에 기업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지도 25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지역과 기업은 때론 갈등하고 때론 화합하면서 역사를 함께해오고 있다.
지역과 기업의 관계를 되돌아보면, 기업은 나름 많은 사회공헌사업을 펼쳐왔지만 지역에선 이에 대해 만족치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이 잘못된 것인가?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는 늘 받으려고만 하는 지역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생산 활동을 영위하는 조직이기에 사회공헌활동은 이익을 남기기 위한 활동의 다음 순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은 언제나 기업에 베풀 것을 요구한다. 반대로 지역이 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바는 쉽게 찾기가 어렵다.
특히, 제 단체들이 행사시 개별적으로 기업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더 큰 문제로 반드시 개선돼야한다.
각각의 역할에 최선다해야
여수, 울산, 일본 야하타 지역의 사례를 견학하고서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관계형성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GS칼텍스(여수)와 SK(울산), 야하타 제철소(일본)는 ‘예울마루’와 ‘울산대공원’, ‘스페이스 월드’ 등 지역에 대규모 시설을 설치해 사회공헌사업을 실천한 지역이다.
하지만 기업이 꼭 이렇게 대규모 시설을 지역을 위해 설치해야만 하느냐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일단 지역에 기업이 시설을 해 준다면 이를 싫어할 지역은 없다. 당연히 감사하고 받아 안을 일이다. 하지만 다음에 봉착하는 문제가 운영이다.
여수는 벌써부터 ‘예울마루’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시작됐다. 울산 대공원의 경우도 년 30여억 원을 지원해야지만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신일본 제철소가 운영해 오던 페이스 월드는 스스로 운영의 한계를 느끼고 아예 관광전문 회사에 넘겨 버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이들 기업이 대규모 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울산 SK의 대공원은 기업주의 지역에 대한 보은 이라고 표현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석유화학단지로 조성된 울산지역의 환경문제와 도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예울마루’역시 기업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대규모 환경오염에 대한 면피용, 지역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부분도 없지 않다. ‘스페이스 월드’도 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거친 연후에 발생한 유휴부지를 활용, 지역의 이미지 변신 차원에서 조성됐다.
모두가 기업(기업주)의 확고한 의지가 있거나, 기업이 지역에 미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보상과 이미지 개선 차원의 공헌활동인 것이다. 기업의 일반적 사회공헌활동은 지역의 기업시민으로서 당연한 책무다. 이미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회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의무로 인식되고 있는 시점에 도달한 때문이다. 기업의 역사가 오래된 지역일수록 이미 갈등 해결과정에서 상생방안을 스스로 터득해 실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지역도 꼭 다른 지역의 역사를 반복해야만 할 일은 아니다. 타 지역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우리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관계형성을 한 걸음 더 빨리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기업은 기업시민으로서 지역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지역은 원활한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라고 무조건 지역에 베푸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일원으로서 지역과 함께 지역이 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이는 물질 우선이 아니라 공감이 우선돼야한다.
기업과 지역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
이성웅 광양시장
“기업과 지역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이며, 공생발전과 공동번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성웅 시장은 “15만 명 시대를 열어 이제 30만 자족도시를 달성해 나가는 1차 목표를 달성한 것은 무엇보다도 일자리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며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광양이 세계도시로 성장 발전해 가기 위해서는 기업과 지역이 함께 가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우리 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남해안의 조그마한 농어촌이었으나, 1980년대 광양제철소가 입지하면서 비로소 산업화가 시작됐고 대한민국의 신흥 산업도시로 부상하고 있음을 모든 시민이 인정하고 있다”며 “시는 그동안 광양제철소와의 관계에서 서로 배려하고 협력해 왔으며, 특히 민선3기 이후는 ‘우리 광양시, 우리 포스코’ 라는 슬로건으로 더욱 상생관계를 돈돈히 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포스코에서 다양한 지역협력 사업을 펼쳐왔지만 지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문도 있으며, 반대로 포스코 입장에서도 광양의 성장발전에 많은 기여를 왔지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 서운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 시장은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스킨십의 부족이란 생각에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최근 포스코 임직원들의 지역 아동 대상 방과 후 학습지도 프로그램 등은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이러한 활동들이 더욱 확대되고, 포스코 패밀리 임직원들이 스스로 광양 시민임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사회는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또 기업은 지역과 공동성장, 공생발전이라는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며 “문화, 예술, 교육, 복지, 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부대끼면서 이해하고 교감이 만들어 가야 상호 존중의 마음이 생기고 지역과 계층, 세대를 뛰어 넘은 공생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역이 일방적으로 바라기만 해서도 안 될 것이며, 기업도 지역협력이 지역을 위해 베푼다는 인식보다는 지역 구성원으로 공동성장 공생발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일자리는 복지의 출발점이기에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유입 인구가 늘고 지역 실물경제가 활성화 되고 따라서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고히 함으로써 기업과 지역이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 동력 찾아 상생ㆍ협력”
김준식 광양제철소장
“기업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발전의 진정한 동반자로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 합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또한 과거 단순 나눠주기 식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거시적 관점에서 미래발전을 이루기 위한 포괄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김준식 광양제철소장은 “기업은 활발한 기업 활동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설비투자를 확대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이 곧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구성하고 있는 각 주체들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인구 15만을 넘어 30만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업유치를 통해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문화적, 사회적으로 인근 도시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정주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자족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광양시에는 광양제철소를 비롯해 신금ㆍ명당ㆍ태인 산단 등에 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이 지역에 정착해 원활히 기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는 행정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민사회단체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조율을 통한 새로운 정책과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맹목적 비판ㆍ반대보다는 더욱 유연한 자세와 건설적인대안을 가지고 각 주체간의 소통과 의견조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며, 개인ㆍ개별적인 요구 보다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인근 지역에서는 인구감소 현상이 발생해 고심하고 있는 반면, 꾸준한 성장을 통해 인구 15만 명을 달성하고 중소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춘 광양시는 이제부터가 진정한 도시발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기관, 언론, 기업 등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 상생ㆍ협력해, 기업과 도시가 함께 발전하는 글로벌 명품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기계획으로 일관성 있는 관계형성”
박형배 광양참여연대 상임고문
“기업은 지역을, 지역은 기업을 적절히 활용하거나 서로 다스리는 관계가 아니라 ‘너’가 있어야 ‘나’가 있고, ‘나’가 있어야 ‘너’가 있다는 관계 형성이 필요합니다” 박형배 광양참여연대 상임고문은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관계형성을 위해선 준비ㆍ감동ㆍ공감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과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 돼야할 준비는 서로의 존재와 입장을 인정하고 형식적이 아니라 진정으로 서로 협력해 나가자는 것. 박 상임고문은 “내가 아무리 선의를 베풀려 해도 받는 상대가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지역과 기업의 협력을 위해 우선 준비해야 할 것은 지역은 기업이 우리지역에 정말 필요한지, 기업은 생존 위해 지역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입장에서 기업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고, 기업 역시 지역의 존재와 지역협력은 반드시 계속 돼야 하기에 기업도 지역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서로에 대한 필요를 기반으로 준비를 한 연후엔 그동안의 지역과 기업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상임고문은 “광양제철소가 광양과 함께한지 25년을 넘기고 곧 30주년을 맞게 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기 보단 지금까지 지역과 기업의 협력관계에 대한 평가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과연 기업은 투자한 만큼 지역과 신뢰관계 형성에 기여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지역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광양의 미래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막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며 “광양제철의 올바른 기여는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크며 이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 상임고문은 “지역과 기업이 서로의 요구에 부응치 못해 감정이 쌓이는 것은 지역과 기업의 협력에 대한 장기적인 틀과 공감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역의 명망가 중심이 아닌 신망 받는 인사들로 광양제철 30년을 평가토록하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모임은 단기적 현안이 아닌 다양한 장기플랜을 논의함으로써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며 “지역과 기업의 큰 원칙이 정해져야만 소장이 바뀌어도 관계가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