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남이섬. 남이 장군의 묘소가 있어 남이섬이라 부르게 된 이곳은, 넓은 잔디밭과 자작나무길, 잣나무길, 메타세콰이어 길 등 운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예부터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 높다.
남이섬은 1944년 북한강에 청평댐을 만들면서 생겨난 섬이다. 1965년 수재(守齋) 민병도 선생(1916~2006)이 섬을 구입해 모래뿐이었던 섬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관광지로 발전한 것이 모태다.
남이섬은 주요 촬영지로 유명하다. 1960~90년대에는 최인호의 ‘겨울나그네’ 촬영지 및 강변가요제 개최지로 알려져 행락객들의 유원지로 유명세를 누렸다. 2001년 12월에는 KBS 드라마 ‘겨울연가’의 성공으로 대만, 일본, 중국,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권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문화관광지의 상징이 됐다. 최근에는 북미, 유럽, 중동에서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가장 찾고 싶어 하는 청정 환경의 국제적 관광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나미나라 공화국’의 독특한 발상
남이섬의 연평균 입장객은 약 150만 명. 지난해에는 190만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남이섬은 지난 2006년 3월 각종 환경 순화적 사업과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또한번의 변신을 시도한다. 국가형태를 표방하는 특수 관광지인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나미나라 공화국’은 여권도 있다. 단수여권은 입장료가 8천원이며 1년 동안 무제한 사용하는 블루여권은 1만 5천원이다. 평생여권도 있는데 나무를 기증한다든가 특별한 행사에 참여해야 받을 수 있다. 이곳을 안내하는 직원도 나미나라 ‘관광청’ 소속이다. 국가답게 화폐도 있다. ‘남이통보’는 남이섬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다. 남이섬만 상상의 세계가 현실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나미나라 공화국’은 그야말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관광마케팅의 상징으로 꼽힌다. 남이섬에 있는 건물들은 폐목 등 재활용품을 활용한 친환경적 주변경관 조성은 자연적 요소를 그대로 두지 않고 문화와의 접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다른 관광지와 차별을 이룬다. 남이섬은 소주병 하나 그냥 버리는 법이 없다. 그동안 관광객이 버리고 간 소주병을 차곡차곡 모아 ‘연못’(참이슬 소주병이 많이 ‘이슬 정원’이라 불린다.)을 만들었다.
‘나미나라’ 안에 있는 호텔인 ‘정관루’(객실 46개)는 각 방마다 독특한 디자인과 그림이 걸려있어 객실마다 다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또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나무심기 행사는 각 나무들마다 심는 사람의 이름이 담긴 명패를 걸 수 있어 관광객들은 ‘자신만의 나무’를 가꾸고 키워나갈 수 있다. 나무심기 행사는 남이섬을 한번 찾은 관광객들이 다시 찾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경쟁력 키워
‘나미나라’가 마케팅을 성공한데는 직장 분위기에서 들 수 있는데 강우현 ㈜남이섬 대표와 직원들의 수평적 관계로부터 시작한다. 직원들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 마다 바로바로 전화나 이메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창작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상과 예술을 현실에 반영, 나미나라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 지난 2001년 27만명 수준이던 입장객은 2004년 140만명, 2009년에는 190만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물론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지만 결국 독특한 발상과 마케팅 전략이 관광객을 꾸준히 불러 오는 비결인 셈이다.
충북 단양 ‘한드미’…공동 경영으로 ‘차별화’
충북 단양 한드미 마을은 지난 2003년 농촌진흥청이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선정한 이후 현재까지 마을 가꾸기 사업을 벌이며 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농촌 체험형 마을로 발전하고 있다. 한드미 마을은 특히 농촌유학센터로 잘 알려져 있다.
2007년 인근 학교가 폐교되자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농촌유학센터다. 일본의 ‘산촌유학’을 본떠 개교했는데 이곳으로 유학 온 아이들은 생태체험을 비롯해 외국어 교육, 악기 다루기 등 다양한 교육을 자유롭게 받고 있다. 농촌유학센터는 수도권, 대도시 등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전학 대기자수만 130명에 달하는 등 한드미 마을 농촌유학센터는 자리를 잡고 있다.
한드미 마을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테마별·유형별ㆍ계절별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삼굿구이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가마솥 체험 등이 있다. 이밖에 산나물 채취, 생태관찰, 전통음식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마을에는 천연동굴도 있는데 이곳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호기심을 주고 있다. 천연동굴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동굴 체험을 하며 박쥐도 구경하고 동굴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의 나래를 가득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드미 마을이 경쟁력을 키운 데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한드미 마을은 현재 45가구가 살고 있는데 주민들은 모두 ‘개발위원회’에 참여해 공동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개발위원회에는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 등이 서로 역할분담을 통해 마을을 가꿔 나가고 있다. 노인회는 마을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후대에 계승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부녀회는 마을을 찾는 외지관광객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거나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담당한다. 청년회는 방문객들을 위한 마을환경 조성, 방범활동, 환경감시활동 등을 전담하고 있다.
전통 보존으로 향수 불러 일으켜
이런 결과 지난해 3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2005년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마을을 방문하면서 한드미 마을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드미 마을의 또 다른 특징은 전통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것이다. 마을에는 430년 된 느티나무가 보존돼 있으며 야생화 공원도 조성되어 있다.
또 1960년대에 지은 연탄창고가 마을에 그대로 보존돼 향수를 자극한다. 옛날 사랑방 구실을 하며 우리네 어머니들이 이웃들의 대소사에 대해 묻고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던 빨래터와 물레방아도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추억과 체험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마을을 살리려는 공동체 의식, 전통 보존, 관광객들을 위한 일년 사계절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차별화 시킨 것이 한드미 마을이 전국적인 농촌체험마을의 모범사례로 꼽힐 수 있는 것이다. 정문찬 이장은 “모든 주민이 서로 역할분담을 통해 마을을 가꿔 나가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전통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후대에 계승하려는 정신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도 우리 마을이 성장하게 된 요인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