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민의 모임, 골프장 건설 반대 의지 있나?
[기자수첩]시민의 모임, 골프장 건설 반대 의지 있나?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4.19 11:30
  • 호수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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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가야산 골프장 건설 공청회에 참석한 시민은 약 150여명 정도. 참석한 시민 대부분은 지역상공인회원이거나 골프협회 소속 관계자 등  찬성 측 시민들이었다.

반면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이나 단체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모양새로 본다면 반대 측인 시민의 모임이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 였다. 
한 질문자는 이날 반대 측 패널의 복장을 문제 삼은 것을 비롯, 사상이 진보인지 보수인지에 대한 공청회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해 참석자들의 빈축을 샀다. 당연히 반대 측 패널들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고  답변 도중 목소리를 높이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기자는 골프장 찬성 측의 질문 내용에 대해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참석한 찬성측 시민들의 질문은 듣기에 따라서 안 좋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골프장 건설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그다지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반면 반대 측 시민들의 질문은 전혀 없었다. 애초부터 참석한 인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면 일방적으로 찬성측만 참석한 공청회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시민의 모임 측은 진정 골프장 건설을 반대할 의지가 있는 것일까? 이날 공청회 현장을 지켜본 결과는 아니올시다였다. 시민의 모임에 관계된 일부 시민단체 조차도 패널을 빼곤 참석하지 않았다. 정말 골프장 건설 반대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반대 측 단체 회원이나 시민들이 공청회에참석해 옳고 그름을 따졌어야 옳았다.

현재 시민의 모임은 광양 환경련을 비롯한 지역 환경단체 7개, 참여연대, 광양민중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소속돼 있다. 참여 단체의 현황을 보면 반대 인원도 상당하다고 예측된다. 그런데 반대 측 시민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시민의 모임이 성의 부족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공청회란 사업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찬반의 논리를 통해 보다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함 이라면 시민의 모임측도 성의를 가지고 참석해야 옳다. 이번 공청회 이후 시민의 모임측은 어떤 운동을  펼칠지 시민들도 지켜볼 것이다. 그동안 시민의 모임측은 기자회견과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가야산 골프장 건설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렸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골프장 건설 반대와 관련해 열의를 보이고 공청회 참석 홍보를 했다면 이날 공청회에서 반대 측에 손을 들어줄 시민들도 분명 참석했을 것이다.
시민의 모임은 앞으로 반대 운동을 펼치려거든 기자회견이나 공청회 등 외적인 명분에 의존하지 말고 시민과 함께하는 운동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민에게 외면 받는 시민단체는 더 이상 시민단체의 기능을 할 수 없다. 시민의 모임도 마찬가지다. 정녕 골프장 건설이 가야산에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면 시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활발한 운동을 펼쳐야 한다.

행동을 보이지 않고 말로만 운동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시민단체에 참여해 본 활동가들이 잘 알 것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