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투운동에서 촉발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공감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그동안 마음에만 담아왔던 상처와 아픔을 드러냄으로써,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광양에도 이런 변화의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포스코 제7대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될 포스코의 개혁과제가 우리가 살고 있는 광양지역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기대이지 않을까? 이미 포스코 러브레터를 통해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전달되었을 것이고, 최정우 회장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With Posco’라는 새로운 비전에 대한 기대와 광양지역경제와 15만 광양시민의 삶에 밀접한 연관성 때문에 관심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광양! 다른 지역사람들로부터는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요,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자랑이자 더 나은 변화를 꿈꾸는 희망의 땅이다.
87년 4월, 첫 쇳물이 흘러나오고 30년이 지나는 동안 광양제철소와 사회·경제적 공동운명체가 된 우리 삶터 광양의 현재 상황이다.
또 하나, 그동안 노경협의회로 노사간 주요 현안을 협의해오던 포스코 노조설립 소식이다. 1960년대 말 한국사회에서 제철산업의 태동과 발전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제철문화와 정신이 오늘 포스코의 성취를 이뤄낸 것이 사실이고, 시대 변화에 따라 포스코문화도 끊임없이 변해왔다. 그동안 제철산업이 갖는 특성상 노조설립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더 이상 헌법에 보장된 노조설립을 부정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다.
다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각각 노조설립을 위한 노조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 사회공헌활동의 하나인 1% 나눔 운동이나 지역봉사활동까지도 회사의 갑질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노라면, 부디 거짓뉴스이길 바라면서도 노조설립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고, 또 하나의 대기업 강성귀족노조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동안 대기업노조의 이기적 파업으로 연관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는 언론보도를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로서는 강성노조의 과격한 노조활동으로 인한 지역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이런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라며, 여느 대기업처럼 노조와 기업이 대립일색인 모습보다는 기업과 근로자가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여 지역 사회발전에 제대로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포스코 노조설립을 지켜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기업인을 포함한 15만 광양시민 대부분의 마음일 것이다.
기업이 잘 돼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근로자와 노동조합도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광양도 지속가능한 삶터가 될 수 있다. 광양은 포스코와 사회·경제적 공동운명체라는 현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러한 광양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포스코와 노조가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건강한 노사관계를 구축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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