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ㆍ이순신대교 개통 효과, 기대에 못 미쳐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93일간 열린 여수세계박람회가 지난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수엑스포는 820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여수뿐만 아니라 전남 동부를 세계무대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또 국내 최정상급 뮤지션 166개 팀 496명이 출연한 K-팝 페스티벌 등 모두 1만3296회의 문화공연이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져 문화박람회로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기후변화ㆍ해양자원개발ㆍ해양보전 등의 주제를 대중에게 쉽게 알려 합격점을 받았다.
여수엑스포에 대한 평가는 추후 여수시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분석될 것으로 보이는데 인근 지역의 경제효과를 살펴보면 순천시, 보성군은 효과를 제대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광양시의 경우 이순신대교 임시개통과 국제서커스 개최 등 커다란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성군 체류형 관광객 유치로 큰 재미
인근 보성군은 여수엑스포로 쏠쏠한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군에 따르면 엑스포 기간 동안 체류형 관광객이 크게 증가해 343만 여명이 지역을 찾아 박람회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가 증가한 것으로 그동안 보성군이 ‘여수박람회를 보성박람회로 만들자’라는 슬로건 아래 철저히 준비한 결과 한국 차 박물관, 태백산맥 문학관, 제암산 자연휴양림, 율포 솔밭해변 등 지역의 대표 관광지에 관광객이 늘면서 쏠쏠한 재미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람회와 연계해 개최한 제38회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에는 50여만 명이 찾았으며 또 제1회 대한민국 레저스포츠대회, 제2회 전남도지사배 레저뻘배 대회, 해수풀장 개장 운영 등 풍성한 축제와 다양한 이벤트도 관광객을 유입하는 데 한 몫 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지난 4월 영암-순천 간 고속국도 개통과 기차 이용 등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편리해지고 보성차밭과 한국 차 박물관, 태백산맥 문학관, 청정바다 등 다양한 볼거리에 대한 홍보와 이미지 제고로 보성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향상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순천만 관광객 지난해보다 50% 증가
순천 역시 여수엑스포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3순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은 여수엑스포 기간 동안 국내외 기관단체들의 방문이 줄을 이으면서 내년도 정원박람회를 가늠하는가 하면 관광객 증가로 여수엑스포 특수의 대표적인 곳이 됐다.
순천시는 엑스포 기간 동안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이 약 12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선암사, 송광사로 이어지는 조계산 관광권과 골프장 등으로 여수엑스포를 찾은 손님 다수가 순천에서 먹고 숙박한 것으로 알려져 실물경제에 큰 성장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광양시 엑스포ㆍ서커스 효과 ‘미지근’
이순신대교 임시개통으로 여수시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광양시는 이번 엑스포 효과에 대해 아리송한 입장이다. 우선 엑스포 기간 동안 열렸던 광양국제아트서커스페스티벌을 비교해 보면 명확히 나타난다.
서커스는 엑스포 관광객을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준비했던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엑스포 관람객 자체가 저조한 바람에 서커스는 엑스포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 오히려 여수엑스포가 중반 들어 매일 연예인 초청 공연을 하는 바람에 서커스 관람객 유치는 더욱더 어려움에 부딪치고 말았다.
여수엑스포와 이순신대교 임시개통으로 인한 경제효과에 대해서는 기대만큼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양읍 서천변의 불고기특화거리인 광양숯불구이 식당들은 이번 엑스포 기간에 광양에서 최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광양숯불구이 자체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까닭에 엑스포 기간 동안 판매할 고기가 없을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한다.
하지만 중마권 이순신대교 먹거리타운과 일반부두 주변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순천상공인지원센터는 지난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이순신대교 먹거리 타운, 일반부두 주변 등 세 곳 사업장 129개 업소를 대상으로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엑스포, 서커스 등 국제행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대답이 도움이 되고 있다(38%)-보통이다(34.9%)-도움이 안된다(27.1%) 순으로 나타났다.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10% 많았지만 성공적이라고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업소의 경우 80%가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답변,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 관계자는 “엑스포, 서커스 등 국제행사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은데 비해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생각보다 덜 나타나서 상인들이 느끼는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결국 관광인프라 구축이 ‘열쇠’
이번 여수엑스포를 두고 광양은 여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는 광양시가 다른 지역보다 취약한 문화 인프라와 대규모 숙박시설 부족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이순신대교가 오는 12월 정식 개통하면 앞으로 이순신대교를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봉산 관광 명소화 사업이 완료되면 이순신대교를 중심으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문화관광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고 이순신대교를 관광 상품화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