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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등산 이것만은 꼭 챙기자
icon 김복수
icon 2012-05-28 21:08:04  |  icon 조회: 8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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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무더위가 시작될 때는 작년에 있었던 산악사고 구조출동이 생각난다.

작년 6월 경 저녁 8시 다급한 구조출동 상황은 이러했다.
**면 **산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 3명이 구조를 요청한다는 구조출동 방송이었다.
무더위와 어둠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요구고자를 생각하면서,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출동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출동을 하면서 신고자와 통화를 했다. 신고자는 오후 4시경에 산을 올랐다고 한다.
산행 중에 멧돼지를 만나 가슴을 쓸어내리고, 흔한 랜턴, 물도 없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현재 위치도 알 수가 없고, 반짝반짝 빛나는 송전탑 몇 개와 등산로로 보이는 인도가 전부였다. 다행히 핸드폰이 있어서 119에 신고를 하였다고 한다.

119소방대원으로써 이런 상황은 답답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어느 정도 위치를 파악하면 어떻게든 빨리 구조를 할 수 있지만, 그 넓은 산자락과 어둠 속에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어렵기 그지 없는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산 지리에 익숙한 의용소방대원 1명과 함께 산을 오를 수 있었다.
소방펌프차는 산을 오를 수 없어서, 의용소방대원 소유의 지프차를 타고 산을 올랐다.
폭우로 인해 등산로 유실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럽게 산을 올랐다. 산 중턱에서 요구조자와 통화를 시도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위치는 오리무중이었다.

답답하다. 요구조자는 여전히 송전탑 불빛만 보인다고 한다. 어떻게든 위치를 파악해 보고자 준비한 랜턴을 비추고, 차량 경적 소리를 내어 보니 요구조자가 기쁨에 찬 목소리로 랜터 불빛을 보았다고 한다.
산 속에서 불빛이 보인다고 하여, 위치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차량 경적소리를 계속 내면서 앞으로 주행했다. 갑자기 신고자로부터 경적소리를 들었다면서 가까운 곳에 있을 거라는 연락이 왔다.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약 100m 정도 주행을 하다가 그토록 찾아 해맸던 요주고자 3명을 만나게 되었다.

50대로 보이는 3명은 더위와 공포에 많이 지쳐 보였지만, 빨리 찾게되어 정말 기뻤다.
또한 빠른 시간에 찾게 되어 긴장이 풀리면서, 이제 찾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엄습했다.
부상유무와 몸상태를 확인하고 무사히 산 아래 도로로 내려왔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헤어지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만일 내가 조난을 당했으면 어떡할까?? 핸드폰이 없었으면 어떻게 신고를 할까?? 어둠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을까??

작년 출동에서 느끼는 것이 있어,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등산은 오후 늦은 시간은 가급적 삼가고, 랜턴, 물, 핸드폰은 반드시 휴대하여야 한다.
요구조자도 랜턴과 물만 있었어도 조난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상상황을 대비한 철저한 물품준비로 즐겁고 건강한 산행이 되길 바래본다.

광양소방서 광양119안전센터 소방교 김복수
2012-05-28 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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