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교육개혁, 교육혁신을 넘어 교육 대전환 시대
[들꽃산책] 교육개혁, 교육혁신을 넘어 교육 대전환 시대
  • 광양뉴스
  • 승인 2024.06.21 18:37
  • 호수 106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대명 <br>순천제일대학교 교수
김대명
순천제일대학교 교수

교육개혁, 교육혁신을 넘어 교육 대전환 시대교육 문제 중에서도 우리 국민의 관심은 항상 대학입시와 사교육 부담이다. 대학입시로 인한 과열 경쟁교육의 폐해를 모두 우려하고 있지만 현실은 사교육 시장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로 우리 사회는 과열 성적 경쟁에 매몰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학생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 학생들은 불쌍할 정도로 삶의 질이 너무도 낮다는 사실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웰빙 수준을 비교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는 OECD 회원국 35개국 중 읽기 3~8위, 수학 1~4위, 과학 5~8위 등으로 최상위권인 반면,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28개국 중 27위, 비 OECD 국가를 포함한 48개국 중 47위인 최하위권이다. 

또한 한국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불안지수(0.1)는 OECD 국가 평균(0.01)에 비해 높고, 학생들의 신체적 웰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한국 학생들의 신체활동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학생들은 학업성취도는 높으나 삶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는 불균형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되어 왔던 고질적인 사교육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 사교육의 원인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한다. 

사교육의 원인을 공교육 부실에 있다고 보고,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그 원인을 대학 서열화에 따른 과열 대학입시에 있다고 보고, 대학 서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이 인식하는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 수준은 높지 않다. 2022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인식하는 초중고등학교가 전체적으로 잘하고 있다 19.3%, 보통이다 51.4%, 잘못하고 있다 29.3%(평균 2.87/5점 만점)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여론조사를 실시한 1999년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교교육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잘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22.4%인 반면, 중학교는 30.9%, 고등학교는 39.1%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민들이 자녀교육의 성공을 학벌이 아닌 다른 성공 요인을 지향하고 있는 조사들이 발표된 적이 있다. 

국민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성공의 가치는 학벌주의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는 여전히 강한 사회적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교육의 봄’(기업의 채용 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음)이 2022년 11개 기업 2416명 직원들을 분석한 결과, 학벌, 학점, 어학성적 등 주요 스펙은 업무성과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고용시장에서 학벌주의는 이미 작동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이 연구에서 얻은 결과처럼 학벌 스펙이 취업 성과와 무관하다면 기업의 채용 변화뿐만이 아니라 학벌주의가 불러온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학벌 중시 고용 구조는 입시 위주 교육의 문제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고용의 변화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제 교육개혁, 교육혁신을 넘어 교육을 대전환해야 하는 세기적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교육문제의 블랙홀인 대학서열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우리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부르짖는 교육혁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교육 대전환의 핵심은 대학 체제의 대전환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대학 체제 대전환은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드는 대학 체제 재설계에서 출발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