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덕산 망루터, 복원 통해 관광콘텐츠로 개발 ‘기대’
망덕산 망루터, 복원 통해 관광콘텐츠로 개발 ‘기대’
  • 김호 기자
  • 승인 2024.05.07 08:30
  • 호수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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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산에 산재한, 역사적 자원 활용
나라 지키기 위한, 감시 초소 추정
정병욱 가옥 연계, 스토리텔링 가능
망루터에 대한, 역사적 고증 필요
△ 지난 4월초 진월면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망루터 석축 등을 살펴보고 있다.
△ 지난 4월초 진월면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망루터 석축 등을 살펴보고 있다.
△ 망덕산 망루터에서 보이는 봉암산성.
△ 망덕산 망루터에서 보이는 봉암산성.
△ 망루터에서 발견된 망루 지붕에 올려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에 가까운 와편(깨진 기와 조각).
△ 망루터에서 발견된 망루 지붕에 올려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에 가까운 와편(깨진 기와 조각).

진월면 망덕산에 남아있는 망루터(추정)를 복원해 관광자원 및 교육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망덕 명소화사업 콘텐츠로 개발하자는 주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망루터를 비롯 망덕산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자원들을 활용해 둘레길 등으로 조성한다면 망덕포구와 배알도를 아우르는 또 하나의 관광 콘텐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망덕산(197.2m)에는 ‘망뎅이, 망댁이’라 불리다가 ‘망덕’이 된 지명의 어원이 된 망루로 추정되는 석축 터가 거의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남아있다.

또한 망루로 추정되는 곳은 약 10여평 정도이며, 주변 터는 70~80평 정도다.

한달여 전인 4월초 진월면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이곳 망루터에 올라 석축 등을 살펴봤는데 깊지 않은 땅속에서 망루의 지붕에 올려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에 가까운 와편(깨진 기와 조각)들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발견된 와편의 연대는 300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 신사터는 해방되자마자 주민들이 불태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시 일장기 게양대 원형이 현재도 남아있다.
△ 신사터는 해방되자마자 주민들이 불태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시 일장기 게양대 원형이 현재도 남아있다.

주민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광양시지(光陽市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광양시지에는 망덕산은 섬진강 입구에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이곳 정상에서 외적의 침입과 선박의 출입을 파수하는 장소였으며, 외망과 내망 마을 이름의 유래와 관련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한 마을 주민은 “이곳 망루터에서 뒤편을 바라보면 멀리 봉암산성이 보이는데 여기서 망을 보다가 적이 출몰하면 즉시 보고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호남정맥의 시발점이자 끝 지점인 이곳 망덕산 망루터를 복원하고 둘레길로 조성한다면 망덕 관광명소화사업과 연계돼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망덕포구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 망덕포구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국가등록문화재 341호) 소유자이기도 한 박춘식 씨 또한 망루터 복원과 이를 통한 관광자원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춘식 씨는 “정병욱 가옥이 망루터 바로 아래에 있고, 인근에는 일제강점기 신사터도 있는 만큼 이들 역사적 자원을 활용해 망루터에서 배알도 집라인 출발 지점에 이르는 2km 정도의 둘레길을 조성한다면 관광적·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춘식 씨는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의 주인공인 정병욱 교수를 활용한 스토리텔링도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귀뜸했다.

당시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와 서울대박물관장을 역임했던 정병욱 교수가 방학 때 학생들을 데리고 망덕으로 내려와 △윤동주와의 인연 △망덕과의 인연 △‘망덕’ 지명의 유래 △망덕산에 터로 남아있는 망루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춘식 씨는 “어릴 적 정병욱 교수께서 방학이면 서울대생 제자 수십 명씩을 데리고 망덕을 다녀가시곤 했던 기억이 또렷이 남아 있다”며 “망덕산 아래 윤동주 유고 시집이 지켜졌던 정병욱 가옥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설치됐던 망덕산 망루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봉암산성(문화재자료 제263호)은 진월면 신아리 해발 170m 고지에 자리한 둘레 약 100m, 외벽 높이 90cm 소형 산성으로 ‘신아리 보루’로 불린다. 봉암산성은 약 1400년 전인 백제시대에 축성됐으며, 적의 동태를 살피기에 적합한 요새로 산성 남쪽 일부는 허물어졌지만 대체로 원형을 보존하고 있으며 망덕 앞바다와 섬진강, 하동군, 진월면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즉 광양이 백제와 가야의 경계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당시 봉암산성이 축성될 당시 이곳 망덕산 망루터 설치는 당연했을 수 있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곳 망루터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실제로 망루였는지 사실 여부와 설치 연대, 시대에 따른 활용 모습 등이 조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