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통해 나와 이웃의 행복을 꿈꿔요”
“봉사활동 통해 나와 이웃의 행복을 꿈꿔요”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2.14 09:33
  • 호수 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적십자사 백운봉사회
 
얼마 전 적십자사에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한 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져 왔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폐지를 팔아서 10여년 동안 모은 1천만원을 들고 적십자사를 찾은 80대 중반의 할머니. 하루 종일 폐지를 줍고 나면 다리가 아파 편히 잠을 잘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할머니는 폐지 줍는 일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당신보다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을 돕기 위해서. 또 당신이 받은 도움을 갚기 위한 일념에서. 진실로 아름다운 나눔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할머니의 사례와 같이, 감동어린 나눔의 이야기들을 소리없이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이름하여 ‘대한적십자사 백운봉사회’. 광양읍에 사는 주부 32명으로 구성된 백운봉사회(회장 남희주)는 지난 81년 출범해 장애우들에 대한 목욕 봉사만 10년째다. 독거노인과 한부모 가정을 매일 방문해 말동무와 집안 청소는 이제 어엿한 생활이 됐다.

남희주 회장은 “봉사활동은 이웃에게 힘이 되는 것을 알았다. 회원들이 매월 5천원의 회비로 어려운 가정에 반찬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데 어려운 가운데서도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회원들이 고맙다”고 전했다.
남희주 회장은 미용을 배웠다. 독거노인들에게 머리를 손질해주기 위해서다. 그는 “날이 갈수록 물질의 풍요속에 상대적 빈곤함을 느끼며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과 도움을 기다리는 분들이 우리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날로 증가하는 노인들을 돕기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는데 언제나 부족할 따름”이라고…적십자. 듣기만 해도 사랑과 봉사가 넘치고 헌신의 진한 삶이 묻어나게 하는 선입관의 대상이다.

그래서일까 적십자사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늘 존경스럽고 우리 고통의 언저리에 있으면서 생존의 방패막이로 위안을 주는 곳이 적십자다. 사람은 일상서 늘 예기치 않은 재난과 고통을 바라보며 사는 존재라서 그렇다. '백운봉사회'가 꼭 필요한 존재 이유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 '적십자'의 존재 의미에 대한 확신이 주민들의 머리를 떠나게 하고 있다. 그 주체가 회비를 내는 주민인데도 그렇다.

우리는 남 회장의 인터뷰서 말한 겸손을 존경하고 싶다. 또 그의 말 속에 절절한 진정성의 속내는 그의 과거를 되짚게 했다. 이 자리서 그의 발자취를 굳이 내세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고향 광양에 심고 있는 이웃사랑은 매우 눈부셨다. 보이지 않는 속에서 뿌려진 흔적은 곳곳에 널려 있다.

특히 봉사단체는 한 사람의 리더에 의존하는 구조다. 사람은 전성기를 지나 숙련기에 이르면 봉사의 길로 돌아가는 귀소본능이 있다고 들었다. 사랑으로 보듬고 보호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찾아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 삶의 용기를 주는 일이야말로 소중하다.
남 회장은 이 아름다운 마감을 해낼 수 있다. 마치 그 자리가 권위의 상징으로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것으로 보람을 찾아 과거 고정틀을 벗길 책임이 남 회장에게 분명 지워졌다. 가려진 백운봉사회의 모습처럼 봉사의 때를 벗기기 위해서도 그렇다.

백운봉사회는 이달부터 또다른 봉사를 준비하고 있다. 광양시장애인복지관에서 부엌을 책임진다. 매주 수요일이면 이곳에서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장애우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백운봉사회는 ‘사랑의 표현은 실천이다’를 오늘도 지역에 쉼없이 뿌리내리고 있다.
백운봉사회 후원계좌 농협 627-02-421592 홍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