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지역민 건강지킴이 역할 수행
25년 동안 지역민 건강지킴이 역할 수행
  • 지정운
  • 승인 2010.08.30 09:36
  • 호수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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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옥순 대죽보건진료소장

“친 딸처럼 잘 해줘서 정말 고마워.”
대죽보건진료소 준공기념식이 있던 날에도 잠시 짬을 내 혈압을 재주는 김옥순 소장을 바라보며 백말순(80ㆍ수평마을)할머니가 하는 말이다.

백 할머니는 또 “혈압약이 떨어지기 3~4일 전이면 꼭 전화가 온다”며 “날짜가 지나갈라치면 꼭 찾아와 약을 전해주고 가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추켜세운다.
지난 26일 오전 대죽보건진료소 준공식장에서 만난 김옥순 소장은 행사 진행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환자를 챙기는 일에 게으름이 없었다.

이런 김 소장이 대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5년으로, 이곳에서 주민들의 아픈 곳을 살핀지 벌써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보낸 세월만큼 주민들의 면면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 개개인에 꼭 맞는 처방이 나오기에 약도 잘 듣는다. 그야말로 주민들은 25년 경력의 주치의를 바로 곁에 두고 있는 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가 찾으며 생긴 수익은 다시 마을 주민을 위한 환원 사업을 실시하는 것도 특이하다. 처음에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일로 시작해 지금은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목욕봉사와 점심 대접, 지팡이 구입, 구충제 및 행주보급, 건강달력, 돋보기 보급사업을 펼쳐왔으며 주민들이 필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구해서 제공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보건진료소가 대리마을에서 60여 미터 떨어진 오동마을로 이전 신축되자 대리마을의 노인들이 너무나 서운해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현재 옥곡면에는 보건진료소가 이곳 뿐이다. 따라서 김 소장은 이곳에 상주하며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진료소에는 김 소장의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소장은 이곳에서 하루 평균 12명 내외의 환자를 살피며, 매일 5명 정도의 방문 진료를 한다. 이런 그에게 하루해는 너무나 짧다.

가장 잘하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죽을 쒀 주는 것”이란다. 무슨 말이냐고 묻자 그는 “병원 치료과정에서 입맛이 떨어져 기력이 소진된 환자들을 위해 죽을 쒀 갖다주면 대부분이 기력을 찾는다”고 말한다. 사랑과 정성을 바탕으로 주민들을 부모처럼 가족처럼 대하는 김소장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