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관리칼럼] “위계질서가 유지돼야 조직이 산다”
[경쟁관리칼럼] “위계질서가 유지돼야 조직이 산다”
  • 광양뉴스
  • 승인 2024.07.08 10:07
  • 호수 10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해원 작가‘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얻는다’ 저자
김해원 작가‘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얻는다’ 저자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높음과 낮음, 강함과 약함 등 높낮이를 구분하는 서열의식이 담겨 있다. 

특히, 군신유의(君臣有義), 부자유친(父子有親),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 부부유별(夫婦有別) 등 오륜에는 구별과 다름의 의미가 내포된 서열의 의미가 가득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유교적인 문화에서는 삼강오륜에 입각하여 미리 서열을 정해 둠으로써, 서열로 인한 분란이 발생될 소지를 미리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교의 시조인 공자는 나라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정명론(正名論)을 설파(說破)했다. 이 역시도 원초적으로 서열로 인한 싸움이나 다툼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말이다. 

그런데 싸움이나 다툼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명론을 거부한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은 서열은 언제든 상황과 여건에 따라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장이나 군대 등의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서열에 따른 위계질서가 잘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서 조직에서는 부하가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하거나 상사의 권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가차없이 항명이라는 명목으로 중벌을 내린다. 

한 마디로 조직의 쓴맛을 맛보게 한다. 참고로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사람이 정명론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일까? 

첫째, 현재 공식적으로는 자기의 서열이 높지만 자기는 허수아비일 뿐, 실질적으로는 상대방이 서열이 높다는 것을 알게 한다. 

둘째, 상대방을 대할 때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 의견에 대해 결코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는다. 

셋째, 상대방과 가급적 말을 섞지 않는다. 말을 하다 보면 말다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질적으로 싸움과 다툼을 좋아하는 사람은 교만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자존심이 강해서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주장이 꺾이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과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말을 섞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상과 같은 처세술 이외에도 서열로 인해 무모한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방과 정서적 감성적 공감의 소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공식적인 서열을 무시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상사는 자기의 지시에 순응하지 않는 부하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고, 부하는 자기를 억압하는 상사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특히 직장에서 서열을 운운하며 다른 사람을 자기의 영향력 범위 안에 넣으려는 경쟁은 무모한 경쟁으로 조직에 피해를 주는 경쟁이다. 

그런 경쟁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아울러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서열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서열 그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 사람이 군자이며, 도가 있으면 정치에 나서고 도가 없으면 칩거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에는 고인 물에 창포를 씻고 흐르는 물에 발을 씻는다는 말의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