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마운틴 티하우스.
커피를 파는 카페인 줄 알았더니 차를 파는 공간이다. 지금껏 내 기억에 차 전문점은 돌, 꽃과 나무, 쌓여있는 책, 이름 모를 찻잎들 또 는 절, 스님 등 단편들만 편견처럼 채워져 있 었던터라 차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곳의 첫인 상은 무척 생경했다.
나인마운틴 티하우스는 요즘 사람들이 좋아 하는 인테리어다. 하얀 벽, 햇살이 잘 들어오는 커다란 창, 나뭇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테이블과 의자들. 안과 밖에 포인트가 되는 초록 식물들까지 감성이 느껴 지는 센스있는 공간이었다.
요즘 말로 제대로 인스타각이라고 할까? (어딜 찍어도 감성 돋는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칭찬이다.) 매장 한가운데는 찻잎들이 담겨 있는 통과 그 차의 이름표가 여러 개 전시가 되어 있으며 다도 체험할 때 봤던 뽀얀 다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더 안쪽에는 작은 전시관도 마련되어 있어서 작은 공간이 무척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찻잎과 다기들을 보고 나서야 여기가 차 전문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곳은 다양한 산지에서 만들어진 좋은 등급의 싱글 오리진 차를 경험할 수 있는 작은 찻집이라고 소개했다.
메뉴판 앞장 말미에 쓰인 '머무르시는 동안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온전히 기분 좋은 휴식이 되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문구에서 나인마운틴 티하우스의 진심이 느껴졌다.
여기에서는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백차 종류의 8가지 시그니처티와 리미티드티 3가지를 맛볼 수 있다.
우리가 카페에 가서 보는 스페셜티의 차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차가 완성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하면 찻잎과 따뜻 한 물, 다기 세트를 내어준다. 차를 '직접' 우려 마시는 것이다. 그래서 맛본다는 말보다 경험한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홍포, 봉황단총, 기문, 안계철관음, 아쌈 등 이름도 무척 낯설다. 그래서 선뜻 뭘 선택 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차 하나하나의 특징을 알기 쉽게 설명해두었기 때문이다.
차를 내어줄 때도 내가 마시는 차에 관한 내용이 담긴 메모를 함께 챙겨주기 때문에 마시는 동안 공부도 되고 내가 좋아하는 맛도 찾아 갈 수 있다.
뜨겁게 마시는 차는 기본이고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미리 냉침해 둔 차를 얼음과 함께 차갑게 즐길 수도 있다.
냉차는 매일 달라지고 한정 판매한다고 하니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나인마운틴 티하우스를 운영하는 신정희 씨(37)는 불교를 믿는 부모님을 따라 절에 다니며 차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고 했다.
쉼이 필요할 때, 위로가 필요할 때 차와 함께한 좋은 기억과 경험들이 결국 차 전문점까지 열게 했다는 이야기에 나도 차에 대한 호기심이 훌쩍 커졌다.
이날 내가 마신 차는 봉황단총 계회향이라는 우롱차의 한 종류였는데 작은 잔에 담긴 차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다른 향과 맛이 느껴지는 게 정말 신기했다.
무엇보다 몸이 따뜻해지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개운함이 참 좋았다.
차에 대한 궁금한 내용들은 사장님께 물어 보면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니 어렵게 느껴지던 차와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주말에는 비정기적으로 차를 알아갈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된다고 하니 차에 대한 경험을 쌓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다른 차들의 맛이 궁금해 조만간 또 방문하게 될 것 같다.
그때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들러서 차의 매력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이혜선 시민기자
(Nine Mountain Teahouse)
광양시 광양읍 서평3길 23 1층 101호
Tel : 010-6430-3418
차 마시는 시간
월/화 : 12시~17시
수/목/금 : 11시~18시
토/일 : 11시~19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