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원(산업건설위원장)
이순신대교 투신사고 예방대책 세워야 한다
지난 11월 5일, 이순신대교에서 30대 남성이 투신해 숨졌다는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10월에도 투신사고가 발생하는 등 이순신대교에서 투신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순신대교는 2013년 완전 개통한 이후 11월 현재까지 14건의 투신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중 1명만 구조되었으며 나머지 13명은 안타깝게도 모두 목숨을 잃었다. 개통한지 10년도 안된 이순신대교에서 벌써 10건이 넘는 투신사고가 발생,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이순신대교가 자칫 ‘자살대교’라는 오명을 갖게 될 수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14건의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20~30대가 7명으로 절반이나 차지하며 극단적인 선택 동기는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사회, 경제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안타까운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발생한 4건의 투신사고 모두 30대 연령층에서 발생한 것이기에 더욱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우리사회의 주축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며 직장과 가정의 한 축을 이루고 꿈을 피워나갈 청년 세대에서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청년들이 설 곳이 없고, 당당히 어깨 펴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여건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이순신대교 투신사고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광양시 금호동과 여수시 묘도동을 잇는 이순신대교는 길이 2.26km의 현수교이며 자동차 전용도로로 도보로 건너는 것이 불가능하고 다리가 너무 길어 단속이 좀처럼 쉽지 않다.
이순신대교 상부와 하부에 설치된 CCTV는 6대 뿐이어서 다리 모든 구간을 모니터링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관리사무소 직원도 15명이어서 안전점검과 시설 보수, 과적단속에 투입되고 있어 모니터링할 인력도 태부족하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을 수만은 없다.
이순신대교는 전남도와 광양시, 여수시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어 광양시가 홀로 예방책을 세울 수는 없다. 전남도와 광양시, 여수시, 그리고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공동으로 예방책을 만들어야 한다.
3개 지자체는 자살예방 기관과 해당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이순신대교에 어떤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지 살펴보고 최소한의 예방책이라도 마련하는 등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이순신대교에 CCTV 추가 설치 및 상시모니터링 인력을 확보한다던지, 난간 높이 조정, 추락사 방지 문구, 취약시간대 순찰 강화 등 최소한의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살은 당사자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 몫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극복해야 할 공동체적 과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9월,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획기적인 자살률 감소를 위해 자살 예방 인프라 확대,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개입 등 예방부터 사후관리까지 단계별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회적 문제이며 도움이 필요한 주변 사람에게 보내는 작은 관심이 자살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자살 예방 인프라를 강화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우리 사회도 자살 예방에 대한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 단 한 명의 귀중한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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