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행복한 아이들…조정자 교육장“자연놀이터 더 많았으면”
아이들 없는 시골마을 솔밭이 시끌벅적하다. 모래 속에 밤을 묻어놓고 찾는 아이들, 선생님이 밀어주는 해먹에 친구와 나란히 누워 즐거워하는 아이들. 대나무, 소라껍질, 솔방울 등 자연에서 나는 소재로 만든 놀이도구를 갖고 놀며 행복해하는 아이들...
지난 8일, 옥룡 솔밭쉼터를 찾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다.
집에서 조차 마음대로 뛰어놀 수 없고 밖에서도 맘껏 뛰놀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요즘 아이들에게 이렇듯 자연은 최고의 놀이터다. 이날 솔밭쉼터를 찾은 아이들은 자연이라는 천국에서 마냥 행복해했다.
예산과 홍보 등 행정적인 부분은 광양교육청이 지원하고 세부 놀이 프로그램은 백운산마을학교가 놀이도구까지 직접 만드는 등 세달동안 꼼꼼히 준비해 10일 동안 운영한 유아 프로그램이다.
이번 유아 자연놀이 한마당‘2019.놀이랑 친구랑 다함께 놀자’는 지난달 24일부터 10일까지 옥룡 솔밭쉼터에서 열렸다.
쌓기놀이마당, 움집마당, 모험놀이마당 등과 밤 농구 놀이 등 자연에서 난 재료들로 꾸민 자연물 놀이마당, 모래놀이마당은 아이들의 동심을 꽉 채우고 또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잊게 했다.
이재민 백운산마을학교 교장은“처음엔 1000명의 아이들을 모두 모아놓고 놀아볼 것을 기획했으나 아이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10여차례 나누어서 진행했다”며“10여일 동안 봉사자 선생님들이 애써주신 덕분에 아이들이 더 즐겁게 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맘껏 놀게 해 주어서 좋았어요”,“선생님이 데리고 다녀서 노는 것보다 알아서 맘껏 노는 게 더 좋아요”라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놀이에 빠졌다.
유치원에서 하는 놀이 체험 학습마저도 공부라고 여기는 아이들에게 백운산마을학교의 놀이마당은‘노는 것은 바로 이런 것, 이것이 바로 노는 것’, 자연이 바로 훌륭한 놀이터라는 것을 알게 했다.
선선한 가을바람 소리가 솔밭사이를 흐르는 자연놀이터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봉사자들도 덩달아 행복하고 동심으로 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 됐다.
시끌벅적 그 옛날 동네어귀에서 들려오던 소리, 아이들이 구김 없이 자라는 소리가 옥룡 솔밭쉼터에 메아리쳤다.
평생 교사를 하다가 퇴직.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이라고만 생각한 외길 교사인생, 이재민 백운산마을학교 교장은 초등학교 공모제 교장을 지내는 등 현직에 있을 때도 혁신학교에 관심이 많았다.
이재민 교장은“학교교육이 학교 내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의 장을 넓혀서 마을로 들어가고 마을도 학교교육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을학교다”며“농어촌 체험마을로 운영되는 백운산 마을학교 9명의 선생님들이 이런 점에 공감하고 열심히 봉사를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10일 동안 솔밭쉼터를 찾은 22개 유치원 1000여명의 아이들은 그 어떤 것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자연놀이터에서 스스로 질서를 배워가며 건강한 놀이를 맘껏 즐겼다.
아이들의 즐거운 프로그램을 위해 광양교육지원청의 관심도 컸다고 한다.
각 유치원에 공문을 내려 보내고 9월부터 참여희망 유치원에 대한 접수를 받았다.
조정자 광양교육장은“애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에 맞게 곳곳에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자연놀이터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