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해당과목 재시험 결정‘학생들 동의’
학교“교사 건강 안 좋아 발생한 실수, 죄송”
광양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최근 치러진 기말고사 시험 문제에 무더기 오류가 발생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하는 등 허술한 시험문제 출제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정과목에서 질문과 보기가 같은 시험문제가 2문제나 출제됐는가 하면,‘다음에서~’로 주어지는 예시가 누락된 문제가 출제됐으며, 어떤 문제는 문제와 보기 ①②③이 누락된 채 보기④⑤만 출제된 것.
이 같은 기말고사 문제오류가 발생하자 학교 측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교내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한 뒤, 학생들에게 7월 15일에 재시험을 치른다는 결정을 공지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이 같은 결정에도 일각에서는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힘들게 공부해 온 130여명의 학생들에게 학교의 실수로 또다시 시험을 보게 하는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기말고사가 학생들에게 주는 부담감과 시험의 중요도를 감안한다면 교육과정에서 있어서는 안 될 오류이고, 재시험을 보게 되면 학사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발생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경위를 파악해 보니 해당교사가 평소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문제도 교사의 건강상 이유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그렇다 보니 이 문제에 대해 해당교사에게 책임을 추궁하기가 곤란해 교육청에 일임했고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며“학생들도 교사의 상태를 감지하고 있었던 지 모두 이해하고 재시험 응해주기도 했다.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양교육청 관계자는“사람이 시험문제를 작성하다 보니 가끔 오류가 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오류가 많이 발생해 재시험을 치르는 상황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학생들이 재시험을 보는 것이 힘들긴 하겠지만 제대로 된 시험지를 풀게 해서 열심히 공부한 것을 검증해 주는 것이 맞는 조치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통상 시험문제가 작성되면 교장과 교감의 결제를 받는데 중학교부터는 교과별 담임제다 보니 결제 과정에서 오류를 걸러내기는 힘든 상황”이라며“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아야 하는 만큼 학교 현장에서 더욱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를 출제한 해당 교사는 현재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