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닭과 돼지가 인간들에게 희생당하는 계절, 게다가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제맛이다…며 죽어서도 인간의 식도락을 위해 참 희생을 감수한다.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은 고기 한 점을 찍어 올리며‘미안하다.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채식주의자도 아닌데‘오버’인가?
어쨌든 건강한 사람도 기가 쇠하는 더운 여름에는‘고기’가 최고다. 삶고 굽고 찌고 조리고 등등 먹는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고기’다.
광양읍 광양병원 건너에 맛있는 삼겹살집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이틀 동안 장염을 앓아 속이 비었는데 고기가 괜찮을까? 일단 좋은 사람들과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살폈다.
‘국내산, 독일산 볏짚통삼겹살, 독일산 통삼겹살, 국내산 가브리살, 국내산 양념왕갈비, 미국산 우삼겹 등… 다양하다.
국내산은 집에서 자주 먹고 있으니 물건너온‘독일산 볏짚 통삼겹살’을 주문했다.
삼겹살집‘볏짚’은 볏짚과 함께 고기를 숙성시키기 때문에 고기에서 은은한 볏짚 향이 느껴지며, 육질 또한 부드럽다.
게다가 통삼겹으로 나오는 고기를 숯불에 굽기 때문에 익을수록 볏짚 향과 함께 고소한 맛이 더할 뿐 아니라 기름기도 쫙 빠져서 담백하다.
고기를 잘 굽지 못하니 옆에서 누가 구워주지 않으면 먹기 어려운 속사정을 아는 듯 친절한 주인 정은수 씨가 통삼겹을 먹기 좋게 잘라가며 정성껏 구워준다.
파슬리 분말을 얹은 통삼겹이 단면을 드러내며 익어가는 걸 보니 인간을 위해 무한 희생하는 돼지에 대한 연민은 금새 사라지고 침이 꼴깍꼴깍, 군침이 돌아 성급히 젓가락을 든다.
입맛을 찾아주는 새콤 달콤 오이냉채, 파절임, 양파 절임, 묵은지, 야채가 기본으로 세팅 되고 셀프반찬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부족한 야채와 반찬을 리필 할 수 있어서 좋다.
볏짚 삼겹살을 더 맛있게 하는 비결은 바로‘숯’이다. 주인장 정은수씨의 남편 최정현 씨는‘태양 숯 산업’가게를 하며 삼겹살집‘볏짚’에 품질 좋은 국내산 참숯을 공급한다.
볏짚에서 잘 숙성된 통삼겹은 좋은 숯을 만나 사람들의 식도락을 충족시킨다.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대표 음식 삼겹살, 통삼겹살과 가브리살이 주 메뉴인 삼겹살집‘볏짚’은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오늘 저녁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어때?’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부담 없이 건넬 수 있는 곳이다. 더운 날씨에 요리하기가 귀찮아 질 때, 단백질이 부족해 기력 보충이 필요할 때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하는 것도 삶의 작은 지혜다.
넓은 홀에 아이들 놀이공간까지 따로 갖춰져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도 부담이 없다.
쫀득쫀득하고 부드러운 고기에 시원한 소맥한잔, 삼겹살집‘볏짚’에서는 ‘소확행’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 주소 : 광양읍 서천1길 1
▶ 전화 : 061) 76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