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도립미술관에 이어 예술고를 유치한 배경에는 철저히‘정중동’(靜中動) 전략을 취한 것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도립미술관 유치에 실패한 순천과 여수는 각종 홍보와 여론전을 통해 예술고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반면 광양시는 외부 홍보를 자제하는 대신 철저한 준비와 심사 기준에 맞는 자료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유치 장소를 커뮤니티센터로 선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시는 커뮤니티센터를 제시함으로써 도교육청이 건물을 짓는 부담을 덜었으며, 시 역시 그동안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커뮤니티센터 활용 문제를 한방에 해결했다.
도립미술관, 아웃렛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광양읍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서 중마권이 다소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었는데, 이번 예술고 유치로 불만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게 돼‘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게 됐다.
윤영학 교육청소년과장은“도교육청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철저히 분석해 준비했다”면서“동초등학교나 옥룡중학교를 선정지로 했다면 우리가 불리했을텐데 커뮤니티센터 제시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양시가 예술고를 유치한 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예술고는 원래 순천시가 공을 들여 추진한 사업이었다.
순천시를 중심으로 예술고 위치 용역을 하던 중 용역사가 광양시와 순천시에 예술고 유치 의향을 알아보면서 예술고 유치는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후 광양과 여수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장만채 도교육감의 공약이었던 예술고 동부권 유치는 3개시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윤영학 과장은 “여수, 순천이 각종 홍보를 통해 적극적인 유치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우리마저 뛰어든다면 과열 양상을 보일 게 뻔했다”며 “홍보를 자제하는 대신 조용하게,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도립미술관 유치는 광양이 여수, 순천에 비해 여유있게 점수를 받은 반면 이번에는 3개시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과장은 “심사위원 중 한두명이 우리에게 점수를 주지 않았으면 다른 시가 됐을 것이다”고 전했다.
예술고는 이제 커뮤니티센터로 활용하게 돼 광주과학기술대(지스트)과 공무원교육원 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공무원교육원은 전남도내 지자체에서 한 시간 이내 거리로 선정하고 시보다는 군단위 위주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커뮤니티센터는 전남도가 제시한 기준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스트 역시 현재로서는 유치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도교육청에 커뮤니티센터를 무상제공할 방침이다. 시는 건축물 리모델링 공사를 도교육청과 협의해 지원하는 한편, 운동장 시설 사업비도 협의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학교 운영비로 매년 10억원씩 향후 10년간 100억원을 지원하고, 글로벌 예술인 양성을 위해 외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연간 20명 이내에서 백운장학금을 1인당 연간 1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8년 건립 예정인 예술고는 음악과 2학급 40명, 미술과 1학급 20명 등 1학년 정원이 60명으로 전교생 180명 규모이며, 자율학교로 지정돼 전국단위에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병철 경제복지국장은“도립미술관 유치에 이어 예술고 유치를 한 마음으로 염원해 주신 15만 시민 여러분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광양이 앞으로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게 될 기반을 마련, 문화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사 기준에 철저히 대비 … 커뮤니티센터 제시‘신의 한수’
저작권자 © 광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