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37> 생활문
박옥경의 논술교실<37> 생활문
  • 광양뉴스
  • 승인 2015.09.11 20:34
  • 호수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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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지도교사:박옥경

 제주도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아름다운 환경과 특별한 먹거리와 구경거리가 있어서 한 번 갔다 오면 또 가고 싶은 곳이에요. 그런데 손다은 학생은 이런 생각을 깨기에 충분한 경험을 하고 왔네요.

외할머니께서 편찮으셔서 속상했고, 곤충들과 대결투를 벌이느라고 피곤했고,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불편했고, 아빠와 떨어져 있어서 슬펐다고 해요. 재미있는 것을 봐도 아빠가 같이 있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다고 하니 가족의 소중함을 경험을 통해 잘 전달하고 있어요.

 우리 친구들이 크게 어려워하지 않고 쓰는 글이 생활문이에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솔직하게 쓰면 되니까요. 그렇지만 항상 처음, 가운데, 끝의 기본 구성을 지키고, 주제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올바른 문장을 쓰도록 노력해야 해요. 자기 말만 성급하게 쓰다보면 문장의 순서가 바뀌어서 읽는 사람이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에요.

 손다은 학생은 짧은 글이지만 제주도가 왜 슬픈지 주제를 명확히 드러나게 잘 썼어요. 어휘력과 표현력이 늘었을 뿐 아니라 엄마를 ‘어머니’라고 처음 표현한 것을 보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자란 것 같아 흐뭇하네요.

<생활문>
             
너무 슬픈 제주도    

광양중진초등학교 3-3 손다은

 여름 방학을 하기 며칠 전에 제주도 한림에 계신 외할머니를 뵈러 갔다. 외할머니는 큰 병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하셨다. 외할머니를 처음 보았을 때 호흡기를 끼고 계셨다.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하니 걱정이 되어 눈물이 났다. 그래도 퇴원하실 때는 호흡기를 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건강도 많이 좋아지셔서 병원에서 짐을 챙겨  할머니 댁으로 갔다.

 어머니가 할머니 댁 청소를 하셨는데 지네가 나왔다. 그리고 작은 방은 나방의 천국이 돼 있었고 외할아버지께서 피시는 담배는 냄새가 너무 참기 힘들었다.

 그래서 밖에 나가는 것이 더 좋아서 밖에서 많이 놀았다. 또 나는 이주일 동안 곤충과의 대결투를 벌였다. 그 대결투는 나의 승리로 끝났다. 살충제와 파리채, 곤충을 죽이는 전기 충격기 등 총동원해서 온갖 곤충과 싸웠다. 매일 대결투를 하는데도 어디서 그렇게 곤충들이 나타나는지 덥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절대로 제주도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똥냄새도 많이 났고 제주도 사투리는 뭐라는지 알 수도 없어 불편하고 땀띠도 났기 때문이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사투리는 정말 아무리 들어도 모르겠다. 광양에서는 더워도 땀띠가 안 났는데 제주도가 더 더운지 땀띠가 나서 가려웠다. 그래서 집에 빨리 오고 싶었다. 아빠는 직장 일 때문에 제주도 할머니께 같이 못 가서 슬펐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기분이 안 좋았고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다.

 가족이 떨어져 있으니까 재미있는 것을 봐도 아빠가 없어서 재미있지 않았다. 할머니도 완쾌되시고 하셨으니 이제는 우리 가족이 떨어지는 일이 없이 항상 함께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