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광 섭<순천 동산여중 교장>
인생은 하나의 기나긴 여정이다. 날이 갈수록 더 긴 여정으로 변해가고 있다. 긴 세월 속에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면서 느끼고 만나고 배우며 여행하는 여행자이다. 만약 우리가 여행을 간다고 가정해 보자. 먼저 어디를 갈 것인지 목적지를 정해야 할 것이다. 부산에 갈 것인지, 제주도에 갈 것인지, 가고자 하는 곳을 명확히 해야 한다. 부산에 가기로 목적지를 정했다면 다음 할 일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분명해진다.
비행기를 타고 갈 건지, 버스를 타고 갈 건지, 교통편을 정하고 다음에는 목적지에서 무엇을 할지 스케줄을 짜고, 비용은 얼마나 필요한지, 숙박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의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정해진 기간에 편안하고 보람찬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여행길에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그 여행은 어떨까? 분명 고생만 실컷하고 짜증나는 여행이 될 것이 뻔하다.
이렇듯 여행 한 번 하는 것에도 목적지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지니스맨이 치열한 영업전쟁터 속에 있으면서 하물며 목표도 정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는 것은 시작부터 지는 싸움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겉돌고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목표 없이 이리저리 휘둘려 사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가하면 한 시간 한 시간 목표를 정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교사의 삶이다. 그런데 목표도 없는 수업을 하면서 한시간의 여행을 즐길수 있을 것인가?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강조하면서 스스로를 닦는 공부를 게을리 한다면 아이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인생살이 하루하루가 여행이듯이 교육하는 사람들도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급에 다르지만 정말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여행한다.
여행중에 자기를 잘 따라주는 소위 자기에게 편하게 해주는 여행 동행자가 있는가 하면, 자기의 삶을 불편하게 하면서 인상을 쓰는 사람도 가끔 나타난다.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떠나야 하는 여행은 자기만 편하게 하는 사람과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우리를 힘들게 하는 자들과 함께 떠나야 한다.’라고 특별한 면허증을 발급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사실을 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누구에게나 이 면허증은 주어지지 않는다. 일정한 시간 그 길을 택하여 가겠다고 결정한 대단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그 가치를 과소평가 하면서 냉소적으로 세상을 보니 아이들도, 세상도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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