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경 이지커뮤니케이션 대표
오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과자를 먹었다. 평소 과자를 즐기지 않는데, 선물로 받은 그 과자는 소금기 가득한 과자임에도 불구하고 달콤하게만 느껴진다.올여름 정말 감사하게도 나에게 세상을 더 보듬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10여년의 방송생활 후 강의를 시작했고, 올 초 교육회사를 오픈하면서 가장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나의 재능을 나누는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포스코 좋은친구들 봉사단’의 초청으로 이틀 동안‘멋진 나 찾기’란 주제로 초등학생 대상 셀프리더십과 스피치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나의 생각을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는 긍정적 소통을 통해 온전한 셀프리더가 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초등학생 7명과 함께 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빙자한 사랑 나눠주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이루어졌고, 무더위 속에서 아동센터 아이들과 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비볐다.
평소 접하지 못한 리더십과 스피치 수업을 과연 흥미로워할지, 낯선 선생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줄지,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줄지…이러저런 걱정이 무색할 만큼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줬다. 수업내내 아이들의 이름을 끊임없이 불러주고(단 몇 분 만에 이름을 외워 불러주니 이름을 아냐며 놀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엉뚱한 대답에도 기발하다며 칭찬을 마구마구 날렸다.
목소리가 커서 칭찬, 엉뚱해서 칭찬, 잘 달려서 칭찬, 힘이 세서 칭찬…아이들이 점점 다가오고, 손을 잡고, 대답도 곧잘 하며 자신감이 붙는다. 아! 내가 바라던 게 이런 거였다. 이 아이들에겐 자신감이 필요하다.
나는 소중한 존재이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별개로 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무한한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도록 도와주는 일. 이것이 짧은 시간에 아이들에게 온전히 전달 될 수 있느냐며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믿는다.
짧은 순간에 마주치는 따뜻한 눈 빛, 그리고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마음을 느끼는 순간 아이들은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을…
아이들과의 일정이 끝나고 차 앞으로 배웅 나온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는 순간, 한 아이가(제일 말 안 듣던 녀석)“선생님! 가지 말고 잠깐만 기다리세요~ 절대 가면 안 돼요. 진짜 잠깐만요~~” 신신당부를 하더니 빛의 속도로 뛰어간다.
‘또 장난을 치는 걸까?’하는 마음으로 달리는 녀석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저 멀리 허름한 집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에 다시 달려온다.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온 아이의 손에도 빨간색 과자 통이 들려있었다.
“선생님, 이거 제가 먹던 건데요 선물로 드릴께요” 자기가 먹던 것, 이 아이에겐 전부인 것을 나한테 내놓다니…. “선생님 드세요~ 건강하세요~” 그러고는 쑥스러웠는지 공부방으로 쏙 들어간다.
아~ 갑자기 핑 도는 눈물!
처음 만날 때 그렇게 마음을 안열던 아이들이었는데, 헤어지는 순간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환하게 열어 주다니…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이 아이들의 마음이 정말 예쁘다. 아이가 건네준 이 과자는 내가 세상에서 먹어본 과자 중 제일 맛있는 과자가 되었다.
고맙구나! 이렇게 마음을 표현하고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 사랑을 받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너희들이 되거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멋진 너희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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