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여수엑스포 개최에 맞춰 이순신대교가 완공된다. 한국형 현수교인 이순신대교는 해상 특수교량이다. 해상 특수교량은 지역을 잇는 연결고리며 소통의 매개체이자 지역 및 국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평가받고 있다. 대림산업 컨소시엄(현대건설, SK건설, 동광건설, 금광기업, 남양건설, 새천년종합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이순신대교 공사는 여수산단 진입도로 4개 공사구간 중 3공구에 해당하며 국내 최대, 세계 4위 규모의 초대형 현수교를 시공하는 프로젝트이다.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광양과 여수 국가산단의 원활한 물동량 수송, 물류비용 절감, 광양만권에 대한 설비투자여건 개선 및 서남해안 관광개발에도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광양시와 여수시는 이순신대교 건립이 지역에 어떤 경제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광양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번 주부터 총 8회에 걸쳐 ‘이순신대교 건립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획 취재, 게재할 예정이다.
글 싣는 순서
1. 이순신대교 건립, 어디까지 왔나
2. 이순신대교 건립에 따른 지역 경제,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대책
3. 지역사례 탐방①-여수시 준비 현황
4. 지역사례 탐방②-창선대교가 남해군에 끼친 영향
5. 지역사례 탐방③-삼천포 대교 건립에 따른 사천시 경제 효과
6. 지역사례 탐방④-거가대교 건립과 부산시 서구 경제 효과
7. 지역사례 탐방⑤-거가대교와 거제시 경제 정책
8. 이순신대교 이렇게 준비해야 한다
화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이날 날씨는 매우 흐렸으며 아침부터 비바람이 몰아쳤다. 김상태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개설공사 감리단) 부장의 안내로 이순신 대교 주탑 정상에 올랐다. 주탑의 높이는 270m. 내부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약 7분 정도 걸린다. 주탑 꼭대기에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270m 높이에서 체감하는 비바람은 아래와 전혀 달랐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현기증을 느낄 만큼 아찔했다. 흐린 날씨였지만 광양항이 한 눈에 보이고 광양만 전체가 시원스러운 장관을 이룬다. 김상태 부장은 “처음 오신 분들은 이곳에서 광양만 광경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지만 늘 제집 드나들듯이 올라가는 우리에게는 그냥 익숙한 풍경이다”고 웃었다.
공정율 75%, 내년 3월 완공 목표
여수국가산단과 광양국가산단을 잇는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의 핵심은 ‘이순신대교’다. 이순신대교는 왕복 4차로, 총 길이 2260m에 이르며 주탑과 주탑 사이의 주경간장 길이는 1545m이다. 이는 일본 아카시대교, 중국 시호우먼교, 덴마크 그레이트 벨트교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국내 최장을 자랑한다. 주경간장 길이 1545m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대림산업이 설계한 것이다. 이순신대교는 현재 공정률이 75%로 내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전 완공을 위해 철야작업 등 막바지 작업에 들어서고 있다.
이순신대교 주탑 270m는 63빌딩(249m)보다 높으며 콘크리트 탑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규모다. 이순신대교 주탑 사이는 1만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도 여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컨테이너선이 지나가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상판까지 높이는 최대 85m, 평균 71m, 주탑 사이 폭은 1310m는 돼야 한다. 이순신대교는 이런 요건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대형 선박 통행이 가능한 것이다. 주탑은 진도 7~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1등급 기준으로 설계됐다. 이는 1천년에 한번씩 발생하는 대형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주탑 모양은 세계로 도약하는 해양 한국의 기상을 전통탑 형상으로 디자인했으며, 주탑의 단면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기역학적으로 안전성이 우수한 사다리꼴 단면으로 디자인됐다. 특히 주탑과 주탑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세계 최초로 1860MPa(메가파스칼)급의 인장강도(케이블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를 가지고 있는 직경 5.35mm의 초고강도 강선이 사용됐다. 이는 피아노 줄 같은 강선 1가닥이 4톤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금까지 현수교에 설치된 강선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일본 아카시대교보다 뛰어나다. 이에 따라 이순신대교는 아카시대교에 비해 더 적은 양의 강선으로 더 많은 하중을 견딜 수 있게 돼 안정성과 경제성이 대폭 향상됐다.
이순신대교는 당초 10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전 완공의 필요성에 따라 수차례 중앙부처 건의가 이뤄졌으며, 결국 내년 3월 완공예정으로 공기가 앞당겨졌다.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 여수국가산단에서 광양국가산단까지 이동거리가 60㎞에서 10㎞로, 이동시간이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되면서 연간 6333억원의 물류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 이석주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 부사장
“이순신대교, 랜드마크로 역할 충분”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개설공사(3공구) 감리단인 이석주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 부사장은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물류비 절감은 물론, 관광 자원으로서 큰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이순신대교는 랜드마크로서 상징성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광양시 관광객 유입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이순신대교 건설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생산유발 1조8734억원, 부가가치 유발 3494억원, 고용창출 2만6129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건설되기까지 과정의 경제유발 효과인 것으로 대교가 완공되면 이에 따른 관광 효과와 물류 절감은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광양, 여수, 순천 등 광양만권이 더욱 큰 생활권과 경제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순신대교가 건립되면 이를 상품화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이석주 부사장은 “이순신대교가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광양시와 여수시가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적 효과에도 면밀히 분석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순신대교는 주경간장 길이를 이 충무공 탄신일인 1545m로 설계한 것 외에 다른 역사적인 배경도 가지고 있다.
이순신대교가 들어서는 여수시는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해군제독에 부임했던 전라좌수영 본영이 있던 곳이다. 광양 앞바다는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이자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해전의 역사적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과 대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규모, 경관 등을 종합하면 경제적 효과로서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석주 부사장은 “이순신대교로 인해 광양만권 발전에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5월 여수엑스포가 열리기 전까지 완공, 그 위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