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 그렇게 ‘큰 두부’가 있나
광양에 그렇게 ‘큰 두부’가 있나
  • 이성훈
  • 승인 2009.11.05 09:48
  • 호수 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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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떨어뜨린 오탈자 수난사
   
광양신문이 지난 10년간 336호를 발행하면서 지면을 통해 여론을 선도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취재과정 또는 편집과정에서 오탈자를 비롯해 오보를 게재한 적도 수없이 많이 있다.
특히 오탈자에 대한 문제는 신문이 발행되면 독자들로부터 항의를 끊임없이 받고 있고 독자위원회에서 회의 때마다 지적되는 등 개선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 모든 신문이 오탈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법.
특히 인력이 적은 지역신문에서는 오탈자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광양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이해 그 특집으로 오탈자 굴욕 사건을 게재한다. 특히 2004년 11월 6일 재창간 선언 후 발행된 88호부터 살펴보고 대표적으로 어떤 오탈자 사건이 있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광양신문이 2004년 11월 6일 재 창간을 선언한 후 2주 뒤에 처음으로 발행한 11월 19일자 신문에 어김없이 오탈자가 쏟아져 나왔다.
당시 사회면 7면 기사 중 ‘광양항에 화물차 전용 휴게소 건립’ 기사의 소제목 중 ‘도심 불법 주ㆍ박차 상당부분 훼손될 듯’이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이중 ‘주ㆍ박차’는 ‘주ㆍ정차’를 잘못 표기한 것이다. 기사 내용에는 주정차로 표기되어 있으나 제목에 오탈자가 생기는 바람에 기사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말았다. 마지막 교정 과정에서 제대로 살피지 않은 탓이다.

2005년 4월 29일 1면 오른쪽 아래 기사에서 오탈자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낙하산 인사거부 투쟁’이라는 제목이 달린 기사에서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장의 이름을 잘못 표기한 것.
당시 지부장은 ‘이충재’ 씨였으나 광양신문에서는 ‘이충쟁’으로 표기하는 실수를 범했다. 독자들의 오탈자 지적이 사무실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양신문의 오탈자 개선 움직임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러던 중 또다시 대형사고가 터진다. 6월 30일자 1면 오른쪽 하단 기사에서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 벌어졌다. 당시 기사는 광양시의회가 한나라당에 컨부두 폐지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주장하는 기사였다. 당시 제목은 ‘컨두부 폐지안 즉각 철회하라’였다. 이 기사가 나간 후 일부 기자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광양에 도대체 그렇게 큰 두부가 있었느냐?”는 물음이었다. 알고 보니 ‘컨부두’를 ‘컨두부’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당시 ‘컨두부’ 사건은 지금도 이를 아는 기자들로부터 핀잔을 듣는 등 광양신문 오탈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민감한 기사를 놓고 이런 오탈자가 기사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 것이다. 

 

후보 사진과 이름이 달라 망신

2006년 3월 23일자 신문 3면에는 또 다른 대형사고가 터졌다. 당시 5ㆍ31 지방선거 기사가 실리던 중 각 부문별 예비 후보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담아 신문에 게재했다.
이 과정에서 서경식 현 시의원의 사진을 다른 사람의 것으로 넣고 ‘서경식’ 후보로 표기하고 말았다. 선거라는 극도로 민감한 사안을 감안하면 사진을 잘못 게재한 사고는 서 후보에게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것이다. 광양신문은 이 기사가 나간 후 서경식 후보에게 사과하는 것을 비롯, 다음주 신문 3면에 정식으로 사진과 이름을 다시 올리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10월 14일 1면 사진기사에서도 오탈자는 이어졌다. KBS 축구왕 슛돌이 팀이 전남 유소년 팀과 경기하던 장면을 사진기사로 담았는데 제목이 ‘뒤로 패스하면 어떻해?’였다. ‘어떻해’가 아니라 ‘어떡해’가 올바른 표기이다.
2008년 6월 5일자 1면 기사에는 한 기사 안에 무려 2개의 대형오보가 실렸다. 당시 1면 첫 기사가 소년체전에서 광양시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따뜻한 기사였다. 그러나 메달 개수, 전남의 순위를 잘못 게재해 교육청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이 기사를 게재한 기자는 박성식 당시 광양교육장을 만나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썼는데 눈에 귀신이 씌었는지 곳곳에서 오보가 터진 것이다.

오탈자 소동은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난 7월 2일자 1면 기사였다. 당시 1면 기사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련 기획기사를 게재했는데 기사제목은 ‘생생내기에 시민은 시큰둥’이었다. 이 기사가 나간 다음날 오자를 발견한 직원들은 아연 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 기획시리즈 첫 기사가, 특히 매우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에서 대형 오자가 터져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만 것이다. 기사제목 중 ‘생생’은 ‘생색’이 옳다. 직원들이 마감하고 인쇄소에 원고를 보내기 전까지 수차례 교정을 봤으나 미처 발견하지 못해 큰 사고가 터진 셈이다.

이 기사가 나간 후 일부 독자들은 전화를 걸어 오자를 지적했으며 편집기자는 눈물을 글썽이는 등 사무실 분위기는 극도로 침체됐다. 결국 임직원 모두가 심각하게 회의를 열고 기사를 쓴 박주식 편집국장은 물론, 다른 기자들도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내부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이 사건 이후 오탈자에 대해 더욱더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탈자는 발견되고 있다. 또한 같은 기사를 각각 다른 지면에 중복 게재하는 실수도 범하는 등 오탈자와 관련된 사건은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신문사에 오탈자가 일어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마감 시간. 기자들이 수요일에 맞춰 기사 대부분을 송고하다보니 교정이 늦어져 결국 오탈자는 물론, 오보도 생산하게 된다. 교정을 제대로하지 않는 것도 그 원인. 특히 자신이 쓴 기사는 기자들도 오탈자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몇 번 교정을 보더라도 직원들이 그 기사에 익숙해져 오탈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꽤 된다. 다시 말하면 집중력 부족과 늦은 기사 송고가 그 원인인 셈이다.  

광양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최근 당일 마감 시스템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광양신문이 오탈자와 오보가 줄어들지는 앞으로 신문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