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신중해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신중해야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1:50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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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 / 광양YMCA 시민사업부장

농촌학교는 주민들의 문화공간이자 사회공동체의 중심”

 

학생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증가로 인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육재정 운영의 효율을 꾀하기 위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광양교육청은 지난 10일 통폐합 해당학교에 대해 ‘소규모 학교 통폐합 추진 계획’을 전달하고 오는 23일까지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27일 전남도교육청에 통폐합 계획을 제출한다고 한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의 기본 방침이 학부모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지역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한다고 하지만 우리지역에서도 몇 개 학교는 불가피하게 통ㆍ폐합이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정부는 한 때 경제적 논리에 따라 농어촌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시키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적이 있다. 이를 추진했던 사람이 지금 국무총리이다. 그 때 이미 우리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이 농어촌지역에 가져다 준 폐해를 충분히 경험해본 바 있다. 그 때를 돌이켜 보면 지금 우리가 작은학교 통폐합 정책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에 대한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농촌학교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문화공간이자 사회공동체의 중심이다. 농촌학교들을 없애는 것은 농촌사회의 구조적 해체를 가속화 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농촌의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여전히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작은 학교들을 통폐합을 하려는 것은 농촌사회에 대한 배려할 의지가 전혀 없음이 아니고 무엇인가.

가정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중심인 농촌의 학교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는 기본적인 터전이다. 농촌학교를 통폐합하려는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서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유치원생이나 저학년 등은 자유로운 통학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함으로 인해 안전사고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버스로 통학을 하게 되면 시간의 제약을 받게 돼 친구들과 어울려 사회성을 기르거나 취미활동, 특기적성을 신장시킬 수 없으며 담임교사와의 대화 시간도 줄어들어 여유 있는 인성교육이나 상담도 보장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농촌학교는 학생들의 배움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농촌의 피폐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문화적 공간이다.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더 큰 이익이 농촌학교를 통해서 창출된다. 교육을 경제적 논리로만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떠나는 농촌이 아니라 돌아오는 농촌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시골 소규모 학교의 존치는 필요하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입력 : 2006년 0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