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상생하는 도시

석유 대신 태양열 에너지로 각광

2008-07-24     귀여운짱구
1959년 혁명 이후 쿠바는 급속히 근대화를 이뤄 식생활, 의료, 교육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상위권에 이르는 발전을 이뤘다. 이는 사회주의 나라들과 매우 유리한 무역관계, 원조가 바탕이 됐다.
그러나 의존도가 매우 높던 독일 통일, 소련의 해체로 큰 위기를 겪는다. 수출과 수입이 막혔다. 1989년 81억 달러였던 수입이 1992년에는 17억 달러로 떨어졌다.

이를 카스트로 정권을 붕괴시킬 기회라 여긴 미국은 경제봉쇄를 더욱 강화해 미국계 기업과 모든 자회사가 쿠바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 시켰다. 쿠바에 입항한 배는 6개월간 미국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이를 위반하면 화물을 몰수 했다. 또 미국에 원조를 요청하는 나라는 쿠바와 모든 무역 거래를 중단하면 원조를 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쿠바는 식료품과 의약품 등 무역량의 80%를 잃었다.
석유와 기계부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되자 1993년 말까지 공장의 80%가 문을 닫았다. 또 57%를 수입에 의존하던 식료품이 끊기면서 식량위기가지 겹치며 영양실조까지 나타났으나 의약품 역시 수입할 수 없어 첨단을 걷던 의료복지 서비스도  유명무실 해졌다.  
이런 시대적 상황으로 쿠바는 생존을 위해 도시 생태농업을 시작하고 환경이 숨쉬는 도시공간 조성, 자연 에너지 생산에 남다른 정책을 펼쳐 오늘날에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
 
사람과 자연 혹은 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공생하는 도시, 이를 생태 도시라 한다.
쿠바는 원래 식물성이 풍부한 나라였다. 그러나 스페인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사탕을 정련하는 데 쓰는 연료, 범선을 만들고 궁정의 재료로 삼림이 황폐화 됐다. 그 후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 한 후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 광활한 농지를 취득, 대규모로 사탕수수 단지를 조성하면서 삼림 파괴가 더 심각해졌다.

혁명에 성공한 카스트로는 삼림 살리기에 나섰다. 1970년대 녹화사업을 위해 ‘삼림재생법’을 재정하고 ‘매너티플렌’이라 불리는 전국민 녹화운동을 벌여 14%까지 떨어졌던 삼림 비율을 2002년에는 22%까지 끌어올렸다. 1977년부터 2000년까지 심은 나무가 1,200여만 그루였다.
이어 카스트로는 개인 주거지와 도심에도 삼림조성을 추진했다. 우선 각 가정의 정원에 나무를 심게 하고 도심에는 가로수를 대대적으로 심었다.
 
또 다른 한편으론 ‘수도공원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시멘트 투성이인 도심 곳곳에 녹지를 만들고 나무를 심어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는 도시로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 나오는 오수를 처리하기 위해 소규모 정화 처리 장치를 설치해 하천을 맑게 했으며 쓰레기장 등에 유기농장을 만들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식량부족까지 해결하며 자연스레 도시 녹화사업이 되게 했다.  
 
태양은 봉쇄할 수 없다
 
도심 곳곳을 나무를 심어 녹지를 늘이고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한편으로 생태에너지 사업이 진행됐다.
쿠바 또한 처음에는 핵동력로를 건설해 에너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설계에서부터 소련의 도움을 받아 1993년, 가동할 계획이었던 핵동력로는 그러나 소련이 붕괴하면서 전면 중단되었다. 석유수입 중단으로 위기에 닥친 쿠바는 자연 에너지 연구에 전력, 사탕수수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화력발전소를 가동, 사탕수수를 정련해 얻은 부산물을 메탄가스로 전환하는 바이오 에너지를 개발했다. 그 결과 30%에 달하는 에너지를 생산했다. 그리고 220기의 소규모 수력발전소를 세우고 바람이 많은 해안 지역에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 에너지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 태양 에너지다. 미국이 경제봉쇄와 함께 석유 공급을 중단하자 카스트로는 ‘태양은 봉쇄할 수 없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태양열 기술을 보급했다. 열대지역인 쿠바는 평방미터당 일사량이 시간당 5킬로와트를 넘는다. 국토 전체를 환산하면 연간 석유 2백억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쿠바는 햇빛을 이용한 태양열 기술 보급에 나서 2천개의 산촌학교와 진료소들에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게 했다.
 
  마차, 자전거가 넘치는 선진교통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는 지하철이나 전차가 없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차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석유수입이 중단되자 정부는 에너지 비축을 위해 휘발유 배급량을 줄였다. 교통마비 상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라는 켐페인을 벌였다. 아바나 교외에 거주하는 직장인을 위해 대형 버스의 좌석을 없앤 자전거 전용 승합버스도 등장했다.

이런 노력으로 1994년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동력이 필요 없는 이동수단을 도입 하므로써 교통 시스템을 석유문명으로부터 끊어 버린 쿠바의 시도는 세계 교통 역사상 선례가 없는 일이다’란 평을 받았다.
오늘도 쿠바 시내는 주로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풍경이 오히려 낮 익다. 외국 관광객들은 주로 마차를 타고 시내를 관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