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한 번 실패했어도, 길을 찾으면 열리는 공부법

2024-11-22     광양뉴스
김광섭전

대학수능은 우리 학생들의 지상과제다. 올해 시험은 끝났지만 아직도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를 거울삼아 실천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부모들은 공부에 대해 머리 속에서 지배하는 법칙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부는 지능 지수가 좋아야 잘 할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이다. 아이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한 학생이 초등학교 때 한 지능지수(IQ) 검사에서 150이 나온 이래 스스로 ‘난 머리가 좋아’라고 굳게 믿어 공부를 안 한 것이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반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 400명 중 200등이 되었다. 그야말로 공부를 안 한 것이 문제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려니 책상 앞에 진득하게 앉아 있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이 학생은 악착같이 공부에 매달렸다. 성적 변화도 극적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전교 200등에서 전교 5등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반 1등, 전교 5등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과연 중학교 때 어떤 공부법을 쓴 것인지 물었다. 

‘공부 시간과 양을 늘렸다’, ‘매일 복습을 했다’, ‘수업시간에 설명을 꼼꼼히 들었다’ 등 공부의 ‘기본기’라 할 만한 내용을 줄줄이 이야기했다. 

들으면 뻔한 소리 같지만 그게 공부의 정석이다. “공부에는 지름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더라”고 말하는 목소리에서 강한 확신이 느껴졌다. 

그 첫째가 ‘자신의 습관과 전쟁하라!’는 것이다. 그는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가진 노하우’부터 배우기로 했다. 일단 같은 반에 있는 전교 1등 친구를 유심히 살폈다. 그 친구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말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메모하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집중력도 대단했다. 이 친구의 모습을 보며 학교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설명하는 말을 잘 듣는 일이란 사실을 알았다.

이때부터 수업시간에는 절대로 안 졸게 됐다. 졸리면 손등을 꼬집고 사탕 같은 단것을 먹었다. 그래도 졸리면 교실 뒤편으로 나가 선 채 수업을 들었다. 이렇게 수업에 몰입하다 보니 예전에 알아채지 못하던 점을 알게 됐다.

시험에 나올 내용을 설명할 때는 선생님의 어투가 미묘하게 바뀐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럴때면 특히 정신을 집중하여 설명을 들었다. 입시에 성공한 선배들이 얼마나 계획적으로 하루를 보냈는지, 어떤 공부법을 썼는지 등을 참고했다. 

그다음은 공부에 방해가 되는 습관부터 하나씩 버렸다. TV를 보는 것, 공부하다 잡생각을 하는 것, 휴대폰을 멀리하는 것 등 고쳐야 할 자기 습관들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갔다. 

공부하는 습관이 완전히 몸에 배기까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10개월이 걸렸다. 중학교 1학년 말이 되어서야 예전보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게 좋아졌다. 그전까지는 ‘습관과의 전쟁’을 한 셈이었다. 

둘째, 왜 공부하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 공부 습관이 잡히자 플래너 쓰기를 시작했다. 일단 목표로 하는 학교 및 학과의 수능 합격선에 맞춰 3, 6, 9, 11월 모의고사에서 받고자 하는 영역별 목표 점수를 정한 뒤 그 점수에 도달하기 위해 영역별로 공부할 교재와 분량을 정한다.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건 목표 의식과 꿈을 갖는 일이다.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알게 되니 공부가 짐이 되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이 자체를 깨닫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단원이 있을 때 인터넷 강의를 활용한다. 학교시험을 위한 공부는 3주 전부터 시작한다. 전 과목 교과서와 노트를 세 번씩 읽으며 ‘개념정리’를 하는데 10일을 계획한다. 

마지막 하루는 다음날 시험 볼 과목을 공부하는 데 쓴다. 시험공부를 할 때는 평소 복습을 꾸준히 해뒀던 게 큰 도움이 된다. 교과서, 노트정리가 잘 되어 있어 그 내용을 쓱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선생님이 강조했던 부분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시간이 기억된다면 결코 모든 아픔은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