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 엘리트 체육] 과정 중심 육성···광양 육상 도약 지렛대

김유미, 임진수, 최영림 육상감독 자기 극복을 통한 ‘전인성장’ 강조

2024-08-25     이대경

최근 엘리트 스포츠 목표를 단순 결과 지상주의가 아닌 과정의 중요성과 협력, 인성 등을 포함한 종합 교육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 싹을 틔우고 있다. 특히 운동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생을 경영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하는 육상 지도자 김유미(칠성초), 최영림(백운중), 임진수(하이텍고) 감독을 만나 우리 시대 엘리트체육에 대한 인식 변화를 짚어봤다.

엘리트 체육 선수들이 운동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고 있다. 해당 종목에서 꼭 1등을 하지 못해도 나름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진로를 개척한다.

당면한 성적보다 성장 과정에 만족하는 선수들이 과도한 부담 없이 작은 성취를 쌓으며 꾸준히 노력해 뒤늦게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임진수 감독이 지도하고 있는 1학년 A선수와 3학년 B선수는 중학생 후반에 이르러서야 실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이 두 학생의 목표는 다르다. A학생은 실업팀 입단을 B학생은 대학교 진학을 원한다.

이들의 선배 C군은 현재 물리치료사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운동을 접었지만 선수 경험이 현재 직업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김유미, 임진수 감독은 “C는 운동으로 성공한 좋은 예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엘리트 스포츠에서 성공 기준은 대회 입상과 같은 선수로서의 성공뿐 아니라 진로를 개발하고 삶을 가꾸는 능력 배양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 지도자는 운동을 더 다양한 관점과 넓은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성적이 그 자체로 목표가 되어선 안 되고 선수 본인이 어떤 인생을 그릴지에 대한 명확한 고민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운동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혹은 ‘구체적인 다음 진로가 무엇인가’와 같이 폭넓은 사고능력을 선수에게 강조하고 있다.

임진수 감독은 “성적보다 학생들의 경험과 성장을 우선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시합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배우는 것들이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운동을 대하는 태도가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운동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선수 생활을 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이 삶의 자세를 결정하며 그 자세를 켜켜이 쌓아 형성한 태도가 본인의 진로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감독은 “선수를 지도하면서 성실함과 인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운동선수에게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시합장에서만 드러나야 하며 평정심을 갖지 못해 자만심이 돋아나면 팀워크를 해치고 나아가 스스로 성장을 갉아먹는다”고 역설했다.

이 외에도 초·중·고 연계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영림 감독은 “칠성초등학교와 백운중학교, 하이텍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견실한 육성 체계와 모두 3개 학교가 원(ONE)팀이라는 마음가짐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 감독은 올바르게 한 선수를 키워 내는 데는 학교(지원)와 가정(생활), 개인(노력), 환경(관리), 자질(신체·정신적 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