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 ‘안보 뒷전’ 눈총…안보 회의 서면 개최 통보
市, ‘통합방위협’ 대면에서 서면으로 서면 회의, 근거 빈약…‘道 확인’ 해명 道 “대면회의 권장, 서면회의 거의 없어”
광양시가 2024 을지연습을 앞두고 중요 회의인 ‘광양시 통합방위협의회’를 서면 개최키로 하면서 안보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양시는 지난 2일 광양시 통합방위협의회에 소속된 기관·단체에 공문을 보내 2024년 3분기 통합방위협의회를 서면으로 개최하겠다고 통지했다.
해당 공문에는 오는 14일 서면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7일까지 기관 단체별 회의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통보를 두고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정 시장이 최근 잦은 외부 행사 참여로 결재 시간마저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 안보가 걸린 중요한 회의마저 서면으로 개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을지연습을 앞둔 3분기 통합방위협의회는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대면으로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광양지역은 국가 1급 기밀시설인 제철소, 항만 등이 자리잡고 있어 국가 안보의 요충지로 분류되고 있으며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으로 남북갈등이 고조된 분위기를 감안하면 서면 개최는 부적절하단 목소리다.
서면 개최를 결정한 근거도 빈약하다. 관련 조례나 상위법령 등에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지만 서면 회의에 관한 사안을 별도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 경우 법제처 해석에 따르면 위원회나 협의회 등은 만남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풀이될 여지가 있다.
이에 광양시 관계자는 “도 관계자 회의에서 화상이나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도 관계자는 “대면회의를 권장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화상이나 서면으로라도 반드시 진행하라는 이야기”라며 “서면 회의를 진행하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기관들이 회의 안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까닭에 협의회 일주일 전에는 회의 일정을 공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광양시는 지난 2일 공문을 보낸 후 7일까지 답변을 보내지 않을 시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했다.
서면 회의가 보내온 의견을 취합하는 것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회의 5일 전 일정을 공유한 셈이다. 여기에 협의회 자체가 서면으로 개최되면서 실무위원회 역시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앞서 광양시는 지난해 화랑훈련 도중 대피훈련을 위한 방송을 무시하는 등 안보에 대한 안일한 태도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제332회 광양시의회 3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백성호 의원은 “방송을 듣고 시청 지하 대피소로 가보니 간부 공무원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재난이나 사고, 전쟁 등이 예고하고 발생하는 것이 아닌데 이런 훈련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안전에 대해 어떻게 대비하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매년 전국 규모로 실시하는 비상대비훈련이다.
2024 을지연습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진행되며, 광양시에서는 광양시, 7391부대 1대대, 광양경찰서, 광양소방서, 유관기관 등 12개 기관·단체 2000여명이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