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사회단체 “트라이얼마트, 부당 발령 즉시 철회하라”
“남해 왕복 6시간, 사실상 해고 조치” “지역민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겨” 사측 “전환 강요나 부당 발령 아냐”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25일 트라이얼마트 광양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라이얼이 부당 발령 등 여성 노동자의 일할 권리를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용역업체전환 거부, 노동조합 가입을 이유로 대중교통으로 왕복 6시간이 넘게 걸리는 남해점으로 발령을 낸 트라이얼 마트의 부당한 행태를 규탄한다”며 “즉각 발령을 철회하고 원직으로 복직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지난 3월 트라이얼 광양점이 무기 계약직원을 대상으로 외주 용역업체 전환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용역 전환 소식을 들은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상담을 신청했고 이 과정에서 12명은 퇴사했고 3명은 용역으로 전환했으며 3명은 용역 전환을 거부했다.
이후 사측은 지난 5월 용역 전환을 거부한 노동자 A씨를 남해점으로 발령했으나 A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A씨는 곧바로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 및 노동청에 진정을 신청하고 일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운전도 하지 못하는 여성 노동자를 남해지점으로 발령 낸 것은 명백한 해고통보나 다름없다”며 “관리감독의 어려움으로 용역업체로 전환한다고 한 회사가 용역업체 직원들을 직접 관리 감독 및 업무지시를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광양시민이자 여성노동자를 소모품 대하듯 하는 트라이얼마트의 태도는 지역과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아닌 지역과 지역민을 돈벌이 수단과 착취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증명됐다”며 “광양지역 민주노총, 광양시민사회단체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부당한 행위를 당하지 않도록 지역, 지역민과 힘을 합쳐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찾는 그날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당노동행위 부당발령 즉각 철회 △노동조합 인정 및 즉각적인 대화 △여성노동자 일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A씨는 “16년을 내 회사라 생각하고 힘들고 어려운 조건에서도 열심히 일했는데 정당한 이유 없이 내버려져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며 “회사의 부당한 행위에 포기하지 않고 맞서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사측은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용역 전환을 강요한 적이 없고 자율적인 선택이었다”며 “타 지점 발령은 노동조합 상담이나 용역 전환거부 등의 사유가 아닌 개인 근무 태도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된 몇 가지 사안 중 여성차별에 대한 진정은 기각된 상태”라며 “현재 노동위원회에 답변서를 제출한 상태로 결과에 따라 대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전남본부, 광양시지부소속 단위노동조합, 진보당 광양시위원회, 광양진보연대, 광양시농민회, 광양참교육학부모회, 광양민주시민교육센터, 광양평통사, (사)전남녹색연합, 광양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광양10.19연구회, 광양시민단체협의회 등 약 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