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의정활동비 40만원 인상…졸속 결정 ‘눈살’

지역주민 여론조사 결과 반영 절차 아쉬워…공청회 등 생략 모호한 질문내용에 찬반 비슷

2024-03-09     김성준 기자

시의원 의정활동비가 최대폭인 월 150만원으로 40만원 인상된다. 시민사회는 일부 인상은 어쩔 수 없지만 절차나 인상폭을 두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광양시는 지난달 29일 시청 재난안전상활실에서 ‘제2차 의정비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광양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를 현행 월 110만원에서 월 15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의정자료 수집·연구비 월 90만원에서 월 120만원 △보조활동비 월 20만원에서 월 30만원 등 총 40만원이 인상된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 1차 회의에서 지역주민 의견수렴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더불어 타 지자체 인상폭이나 재정자립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52.6%가 ‘의정활동비로 150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질문내용에 모호한 점이 있는데다 찬반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폭 인상은 섣부른 결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논란이 된 설문 문항은 ‘정부에서는 2003년부터 20년간 동결된 월 11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해 월 15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2024년부터 광양시의원에게 인상된 월 15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법 개정에 따라 150만원으로 인상을 해야만 하는 것처럼 들릴 여지가 다분하다. 이어진 적정금액에 대한 질문에서는 130만원 이하가 67.5%로 높았다. 

시민공청회 등을 생략한 채 여론조사 결과로만 결정한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시민 공청회 등을 열어 찬반 의견과 문제점, 대안 등을 듣는 절차를 거치는 지자체도 상당수지만 비슷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김진환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의정활동비 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의정 활동비가 인상된 만큼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상으로 인해 광양시 의원들은 연간 4520만원 가량을 지급받게 될 예정이다. 14명의 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의정비는 연간 6억3200만원(여비 및 업무추진비 제외)으로 전남도 내에서 2번째로 높다.

박주식 위원장을 비롯한 의정비심의원회 위원들은 20년간 동결된 의정활동비 인상에 대해 동의하면서 “주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광양시의회 의원들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제대로 된 의정활동으로 지역민을 위해 더욱더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