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칼럼] 부자라면, 더욱더 초심(初心) 조심(操心)
바야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기 발생 횟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본이 많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일정부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를 쌓는 것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자본이 있어야 한다.
물론 자본이 너무 많아도 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본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서 빚어지는 문제일 뿐, 자본이 많은 것이 불운을 초래하는 경우는 드물다. 흔히 부족한 것은 넘치는 것과 같다고 하지만 돈의 측면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즉 돈은 부족한 것보다 넘치는 것이 더 좋다. 단, 넘치는 돈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혜가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넘치는 돈에 파묻혀 오히려 돈으로 인해 불행한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성서’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또 99섬을 가진 사람은 100섬을 채우기 위해 1섬을 더 가지려고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에 대한 사람들의 욕심은 부가 쌓일수록 더 커진다. 간혹 부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몸소 실천하지 못해 스스로 명예를 갈궈 먹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돈이 많으면 명예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또 아무리 명예가 높아도 돈이 없으면 갖고 있는 명예마저 피폐하게 만든다.
그만큼 돈은 자본주의 하에서 삶의 숨구멍을 터주는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요즘 서점에는 주식이나 재테크 분야 책이 많이 팔리고 있다. 지적인 충족감을 높여주는 인문학이나 고전보다는 부에 대한 책에 사람들의 관심이 더 많다. 그만큼 사람들이 돈에 대한 욕구가 많다는 방증이다.
한편, 공자는 『논어』에서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떳떳하지 못하고 말이 떳떳하지 못하면 일을 이울 수 없다고 했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명분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결국은 그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최종 결과가 명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익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이익 기준으로 판단한다. 또 이익보다는 정의와 도의에 입각해서 정당하게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처럼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일에 어떤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가에 따라 일의 과정과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익을 추구하되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고, 가급적 이익보다는 뚜렷한 명분을 가지고 일에 임해야 한다. 물론 이익과 명분을 두루 갖추었다고 해도 계속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 만물이 극에 달하면 쇠한다는 말이 있듯이 정상에 오르면 내려와야 한다. 그것이 세상 흐름이고 순리이다.
그러므로 위기가 발생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극에 달하거나 잘 나갈 때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잘나가면 더욱더 잘나가려는 욕망의 늪에 빠져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위기를 자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잘나가는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써야 한다. 아울러 경거망동 하지 말고 초심(初心)을 돌아보며, 더욱 조심(操心)해야 위기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