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매일시장 천장 붕괴, 대책 ‘진퇴양난’

건물 노후화 인한 부식 원인 시 “사유지 지원 근거 없어” 상인 거주 중, 철거도 어려워 시장 많아 유사 상황 가능성도

2023-06-25     김성준 기자
△붕괴된

광양매일시장 내 노후된 상가 천장이 가라앉으며 상인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부지가 사유지인 탓에 마땅한 지원 방법이 없고 철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9일 현대화 사업이 추진 중인 광양매일시장 옆 상가 두 곳의 천장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계란과 채소를 판매하는 상가로 사고 당시 건물 내부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광양시 등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후 구조기술사 등 전문화가 동행해 점검한 결과 건물 노후화와 건축 당시 부실한 자재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해당 상가는 1960년대 매각된 사유지로 건축을 시작해 1969년 준공을 마치고 50년이 넘게 상가로 활용됐다. 당시 건축법이나 건축기술상 건물에 사용된 철근이나 시멘트 배합 등이 현재와 차이가 큰 탓에 노후화가 빠르게 이뤄졌다.

이에 상인들은 추가적인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와 인접해 있는 건물들이 모두 같은 시기에 건축돼 추가적인 붕괴 위험이 있고 상인들이 상업과 거주를 함께 하고 있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를 겪은 한 상인은 “인접한 건물들이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공법으로 지어져 순차적인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건축 당시 법에 따라 여유 공간도 없어 한 건물만 철거하거나 전면적인 보수를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현장에 시 관계자와 동행한 전문가도 철거를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제는 해당 부지가 사유지인데다 도시계획상 시장으로 묶이지 않은 일반상업지역이라 시 차원에서 지원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당장 거주 중인 주민들을 이주시킬 방법도 마땅치 않아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건물 노후화에 따른 정비 및 보강은 현행법상 건물 소유주가 해야 한다”며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오래전 매각을 완료된 부지인데다 건물도 개인이 지은 것으로 돼 있어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축과에서 정밀 안전진단 시행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보강을 하더라도 건물이 워낙 노후된 상태라 안전등급이 낮게 나올 수 있다”며 “(만약)철거 결정이 날 경우 상인들도 당장 이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진단을 반대하는 상인도 다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에서 사정을 고려해 예산을 배정한다면 형평성 문제로 번질 여지도 있다. 

특히 광양은 진상, 옥곡, 광양읍 내 5일장 등 전통 시장이 많고 건축 시기가 대부분 60년대 말 70년대 초반에 몰려있어 이와 유사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다. 

현장을 방문한 정회기 의원은 “사유지인데다 현재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지만 100년 가까이 광양 중심가에서 공익적 역할을 이어온 상가의 역사성과 상징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시 차원의 대책 마련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