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내빈들의 시간’…여전히 과한 의전
가족문화센터 개관식 의전 빈축 행사 절반, 내빈소개·기념사·축사 시민들은 서있고 앞 좌석엔 내빈 “축하 자리 아닌 공치사 느낌만”
최근 지역 내에서 의전간소화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를 무시한 채 과다한 의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광양시는 지역사회에 가족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인 ‘가족문화센터’의 개관식을 개최했다.
전남도에서 최초로 생긴 가족문화센터인 만큼 지역 내 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테이프 컷팅, 식전 공연, 비전선포식 등 성대한 개관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식전행사로 다문화 아동들이 센터를 한바퀴 도는 취타 공연을 마친 후 23명이나 되는 내빈들이 따닥따닥 붙어선 채 테이프 커팅식도 진행했다.
이후 1층에서 4층까지 이동하며 센터장이 층별 용도를 설명했고 내빈들이 4층 가족공연장에 들어오자 본 기념행사가 시작됐다.
본 행사는 식전공연과 비전선포식, 기념촬영을 포함해 한 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식전공연과 영상시청, 비전선포식 등을 제외하면 본행사 1시간 중 30분, 절반 이상은 ‘내빈들의 시간’이었다.
‘내빈들의 시간’은 시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기업인 등 25명 안팎의 몫이었다. 개회사, 격려사, 축사에 손경화 가족문화센터 센터장, 정인화 광양시장, 서동용 국회의원, 서영배 광양시의회의장, 김태균 전남도의회 부의장, 김종분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 등 6명이 20여분이 넘도록 발언했다.
특히 정 시장은 10분가량 격려사를 이어갔으며, 격려사 도중 이미 인사한 내빈을 다시 인사시키고 뒤늦게 참석했다고 알려진 내빈을 찾아 소개시키기도 했다.
자리 배치에서도 ‘내빈들의 시간’은 이어졌다. 예정된 참석인원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좌석이 부족해 일부 시민들은 아이를 안은 채 무대 뒤편이나 측면에 서서 무대를 바라봤다. 그러나 내빈들은 가장 앞줄 이름표가 붙여진 좌석에 앉은 채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투자와 지원을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것은 당연하지만, 축사도 너무 많고 참석한 내빈들은 한명 한명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과한 것 같다”며 “가족문화센터 비전이나 사업 소개보다 그냥 공치사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가족문화센터는 총 77억원(국비 23억, 시비 54억)이 투자돼 연면적 2670.64㎡(약 809평),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전남도내 최초의 가족문화센터로 창암대학교에서 위탁 운영한다.
동광2길 9-7에 있으며 주요 시설로는 광양시가족센터, 광양시다문화이주민+센터, 광양시니어클럽 등 여러 기관과 가족공연장, 가족애[愛]뜰, 어울림부엌, 공동육아나눔터, 동아리실 등 시민 문화교류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