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광양항…화물연대 무기한 ‘전면 파업’(종합)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차종•품목 확대 요구 정부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이기적 행동” 화물연대-정부 간 큰 입장차 ‘장기화’ 우려 광양항 현재 장치율 60%, 장기화되면 위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오전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의 물류가 멈췄다.
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광양항 허치슨 터미널 앞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정식을 개최했다. 출정식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운송 분야 확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봉쇄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총 파업은 광양을 비롯한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16개 거점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화물안전운임제’의 연장과 안전운임제 적용 운송 분야의 확대가 골자다. 안전운임제는 안전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화물차주에게 적정한 운송료를 보장해 화물노동자들의 과로와 과속, 과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그러나 정부는 화주와 운수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아가 불법적인 집단 운송거부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강경 대응할 방침을 천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날 세종정부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정당성과 명분이 모두 없는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운송거부자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게하는 한편 운송 방해와 협박 등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심각한 위기까지 초래한다면 업무개시명령도 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화물연대는 요구하는 바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무기한 이어가겠다고 밝혀 이번 파업사태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출정식 대회사에서 “지난 6월 총파업에서 안전운임 지속추진과 확대 논의를 정부가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5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총파업 2일 전에야 나타나 화물연대의 투쟁을 정치파업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점운임제 개악시도 중단과 일몰제 폐지, 차종·품목 확대가 관철될 때까지 결코 총파업의 깃발을 내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광양지역에서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권에 든 곳은 컨테이너 부두와 광양국가산단 시멘트 부두로, 물류 이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컨테이너 부두의 경우 각 터미널 출입구가 화물차량 차벽으로 봉쇄됐고 광항항 주변 도로에는 1000여대로 추산되는 화물차량이 도열해 있다.
항만 관련업계는 광양항 배후부지의 컨테이너 장치율이 60% 정도라는 점에서 당분간 컨테이너 화물처리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수해수청은 이번 파업에 대비해 중요한 화물이나 장기적체 예상 화물의 경우 미리 처리하도록 조치했다. 또 국토부와 협의해 비상운송 차량을 2대 확보해 배치하고 컨테이너 터미널 인근에는 임시장치장 3개소 확보해 필요시 활용할 계획을 세우는 등 물류 운송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긴급한 처리가 필요한 화물은 경찰의 협조를 얻어 노조와 협상해 반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기동대 등 경찰병력을 배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