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결정 절차 돌입…시민단체 ‘신중론’ 제기

심의위, 오는 14일 ‘2차 회의’에서 결정 시민단체, 공무원 인상률 자동 인상방식 우려 “정책지원단 배정 등과 연계해 볼때 고민 필요”

2022-10-11     지정운 기자
△참여연대

광양시가 제9대 광양시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하는 의정비 결정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의회의 활동과 성과에 대한 평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광양시는 지난달 30일 10명의 의정비심의위원 위촉에 이어 의정비 결정을 위한 1차 회의를 열고 위원장 선출, 위원회의 역할과 심의방법 등 관련 규정 및 행정안전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2차 회의에서는 향후 4년간의 의정비를 결정할 예정이며, 만약 2023년 월정수당이 올해 공무원 보수인상률인 1.4%를 초과해 인상될 경우에는 주민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3차 회의를 열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의정비를 확정할 계획이다.

의정비는 의정 자료수집과 연구, 보조 활동비로 이뤄진 의정활동비와 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해 지급하는 월정수당으로 구성된다. 

의정활동비는 상한액(월 110만원) 범위 내에서 정하게 되어 있고, 월정수당은 기준금액(2022년도 월정수당 226만5820원)을 기준으로 주민 수, 재정 능력, 의정활동 실적, 공무원 보수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삭감·동결·인상 폭을 정해 지급기준 금액을 의결·확정하게 된다.

현재 2022년 기준 광양시의 경우 의정 활동비는 최고 금액인 월 110만원이며, 월정수당 역시 전남 1위인 226만6000원이다. 연간지급액으로 보면 광양시의원 1인당 4039만원으로, 14명의 의원에게 지급하는 의정비는 연간 5억6000만원(여비와 업무추진비 제외)이다. 4년 임기를 고려하면 총액은 22억6000만원을 상회한다. 광양시의 1인당 연간 의정비 지급총액은 전남 22개 시군 중 재정자립도 1위인 여수시보다 285만4000원이 많다.

앞서 광양시는 2018년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2019년 인상안을 확정했다. 인상 규모는 의정비 6.1%를 적용해 월 최고 금액으로 인상했고, 월정수당도 9.5% 인상안을 결정했다. 이는 당시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2.6%를 훨씬 초과한 수치다. 나아가 광양시는 한번 정해지면 4년 동안 확정 지급하는 것이 아닌, 해마다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로 인상하는 자동인상방식을 채택해 의정비를 지급해왔다..

이 같은 의정비 지급방식에 대해 시민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의원들이 제대로 활동을 했다면 의정비를 인상해도 좋지만, 그 반대일 경우도 깊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평식 광양참여연대 상임대표는 광양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인상된 의정비와 함께 광양시의회가 합리적인 의정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의 열매가 있었는지 다시금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어 “그동안의 지방의회 역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었다면 다가오는 2022년 10월 어느 날, 앞으로의 4년 동안의 광양시의회 의원의 의정비 결정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라며 “지방자치법 개정 시행으로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이 배정되는 점을 의정비와 연계해 볼 때, 의정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처럼 지방자치 강화와 지방분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정비가 논란이 되지 않으려면 의회가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의회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의원 스스로 자기성찰과 함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