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의 명산 백운산에 오르다
광양에는 전남에서 가장 높은 1222m의 백운산(白雲山)이 있고, 백운산을 중심으로 유명한 4대 계곡까지 있어 그 위용을 더해준다.
등산코스도 8개나 되기 때문에 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오늘은 그 중에서 3코스(6km)로 올라서 2코스(3.3km)로 내려오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용문사(용소)에서 내려서 가파르게 1시간여를 올라가니 백운사가 나온다.
사찰입구에서부터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낭랑한 스님의 염불소리를 들으며 대웅전과 주위를 둘러보고, 스님의 독경이 끝나기를 기다려 지방문화재인 ‘아미타여래좌상’을 보러왔다고 하니 잠시 기다리라며 마무리 하고 나서 안내를 했다.
별채에 모셔져있는 아미타여래 불상을 보면서 역시 보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국보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스님이 귀띔을 한다.
그냥 나올 수가 없어서 속세의 책 한권을 건넸더니, 무비스님이 지었다면서 ‘작은 임제록’이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나에게 건네준다. 법명을 물으니 ‘바를 정, 뫼 산’ 즉 정산(正山)이라고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같이 하다 보니 시간이 한참이나 흘렀다.
백운사를 뒤로하고,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옛날 같지 않고 세월이 흘러갔음을 내가 스스로 느끼게 되기도 한다.
한참을 올라 정상에 거의 다다르니 길 양옆에 노란 꽃들이 ‘어서 오라’는 듯 환영을 하는데, 그 꽃길을 걸으며 정상에 오르니, 감회가 새롭고, 섬진강 너머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이 아스라이 보이는 것이 지난날 백두대간 종주할 때 모습을 회상도 하게 되고, 이제는 가기가 쉽지 않겠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코로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두가 힘들어하는 때라, 이 시기를 슬기롭게 넘겨서, 하루빨리 비정상이 청산되고, 정상이라는 일상생활로 돌아가 산행도 마음껏 할 수 있는 때가 되기를 기다려 본다.
이경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