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천년 역사의 빛이 돌아온다 - 광양중흥산성쌍사자석등 -

박찬선 광양시 공무원

2022-01-21     광양뉴스

2021년 12월 16일,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국보 제103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환수위원회 발대식 및 문화재적 관점으로 보는 학술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뭇 설레고 긴장된 순간이었다.

광양중흥산성쌍사자석등의 심대한 가치와 의미를 세상에 알리고, 환수 운동의 큰 그림을 그리며 광양인의 새로운 과업에의 도전 의지와 투혼을 불태우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학술대회 의제의 중심으로 제시된 ‘문화재적 관점’이 중요한 이유는 이 놀라운 걸작품의 주인이 이것을 조각한 석공도 아니요, 이것이 조성될 당시의 국가인 신라도 아니요, 불교미술작품이라는 점에서 불교 사찰도 아닌, 광양시민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주인으로서 향유할 공적 문화유산이라는 관점에서 신중히 다뤄져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되었다.

학술대회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신 어느 교수의 극찬이었다.

그 교수는 석등의 예술적 조형미는 독보적으로 유려하고, 그것을 조각한 석공의 탁월한 기교는 가히 신적이라 할 만큼 비슷하게 조성된 다른 2기에 비해 확연한 차별성과 탁월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부족한 필자가 보기에도 이것은 일본인이 아닌 누구라도 탐내어 강탈해 갈 만큼 빼어난 걸작품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석등이 찬란한 천년역사문화관광 도시를 지향하는 광양시의 지명에 깃든 빛을 오롯이 담지한 상징물일 뿐 아니라, 현대 문명에 제시하는 의미와 가치도 자못 심대하다는 것이다.

광양중흥산성쌍사자석등은 천년이 넘도록 살아남아 천년 중흥의 빛을 오롯이 비추는 광양의 빛의 등대로서 세계 불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이러한 양식의 석등이 조성될 당대에는 부처님의 광명진리를 표상했지만, 세계화된 오늘의 과학기술문명 시대에는 종교를 초월해 일깨어 비추는 선량한 양심과 합리적 상식과 모든 인간의 삶에 공명하는 보편타당한 진리를 표상한다.

석등의 유형이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이 석등과 같은 유형은 전 세계를 통틀어 3기뿐이다. 경남 합천과 충북 보은의 석등 2기는 제 곳에 그대로 있지만, 전남 광양의 석등만이 제 곳에 없다.

그러므로 이 석등이 단순히 천 년 전의 불교문화유산이 아닌 모든 이들에게 합당하게 공명되는 광명 진리의 빛을 비추는 빛의 등대로서 광양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언제든지 향유할 수 있는 공적 문화유산으로서 제 곳에 돌려놔야 한다.

광양은 태양의 빛과 볕을 오롯이 갖춘 태양의 도시로서, 그 빛과 볕은 석등에 오롯이 형상화되어 담겨 있다.

창의적이고 예술적이며 독보적인 조형미로 탁월하게 빛나는 석등의 환수로 광양은 천년의 빛이 서린 천년문화 관광도시로서 석등의 모습과 이름 그대로 포효하는 사자의 기상으로 중흥의 빛을 발하는 도시로서 우뚝 서야 한다.

광양시의 유일한 국보인 광양중흥산성쌍사자석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제고 및 고귀한 문화유산 가치에 대한 공유가 그 무엇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이유와 명분을 부족한 필력을 다하여 새겨 보았다. 2022년 새해, 건강과 행복이 독자 여러분에게 나날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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