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느질 할까요?…네에~” 퀼트공방 ‘별별바느질카페’
열쇠고리부터 쇼퍼백까지…한 땀 한 땀 작품과 함께 숙성되는‘정성’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행복과 고통은 다른 세세한 사건들과 섞여들어 정교한 무늬를 이루고 시련도 그 무늬를 더해주는 색깔이 된다.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그 무늬의 완성을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아메리칸 퀼트> 중에서-
바느질에도 인문학이 숨어있다.
작은 조각 천을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이어가는 퀼트. 그것은 열쇠고리가 되고 손지갑이 되고 쇼퍼백이 되고 이불이 된다.
1995년 개봉한 미국 영화‘아메리칸 퀼트’는 결혼을 앞두고 갈등하던 주인공이 할머니의 퀼트모임 친구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워나가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로 이 영화에서 나온 이불 등 퀼트 소품은 여자관객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치매예방을 위해, 무료한 일상을 채워 줄 은퇴 후의 소일거리로, 아이들의 간식가방을 만들어 주고 싶은 젊은 엄마들에게도 퀼트는 인기가 많다.
올해도 폭염이 예보되고 있지만 ‘몰입’ 할 대상을 찾아 집중한다면 더위는 곧 내년을 기약하며 멀어져 갈 것도 같다. 올 여름은 에어컨 바람 시원한 실내에 앉아 바느질을 하며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
천 조각으로 별걸 다 만든다는 광영동 ‘별별바느질카페’ 를 찾았다.
홈질, 박음질, 감침질, 공그르기, 사뜨기…등등 바느질 종류만큼 카페 안은 천으로 만들어진 사물들이 다양하다.
작은 공간에 늘어놓은 다양한 물건들은‘상품’이 아니라 주인장 백선희씨의‘작품’이다.
‘별별바느질카페’는 별걸 다 만든다는 뜻으로 붙인 가게 이름이다.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아이가 생기자 퇴직하고 평소 배우고 싶었던 퀼트를 배우며 태교도 함께했다. 바느질로 태교를 한 선희 씨는 퀼트자격증을 땄고 지금은 옥곡중학교 학부모 대상 평생학습과 농아인 협회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선희 씨는“조각조각 천을 이어서 작품을 만들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퀼트 하기를 참 잘했다”며“항상 도안을 보고 고민하면서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로부터 한 땀 한 땀 손으로 누빈 파우치를 선물 받았을 때의 그 감동이란, 아는 사람만 안다.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면 더 이상 선물의 값어치를 논할 필요가 없다. 작은 작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함께 숙성되는 정성은 아나로그 감성을 충전하는 퀼트의 백미다.
1주일에 한차례 수강하던 수강생 한명이 집에서 하던 바느질거리를 들고 카페를 찾아왔다.
“이렇게 하시면 돼요. 나머지는 집에서 해오세요”-선희- / “자기, 나 보기 싫구나(웃음)” -수강생-
나란히 앉아서 나누는 대화가 정겹다. 작은 조각 천을 잇는 퀼트가 사람의 마음도 이어주는 것 같다.
▶ 주소 : 광양시 금영로 104(광영동)
▶ 전화 : 061) 881-8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