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거리, 살아 숨 쉬는 활력도시 광양! [1]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 공존하는 부산 동광동 40계단 테마거리

2019-05-03     김영신 기자

 

느 도시나 쇠락해가는 원도심은 존재한다. 생로병사를 겪는 사람의 일생처럼 도시에도 수명이 있다. 인간의 수명연장은 한계가 있지만 도시는 그 도시만의 특색을 살려 어떤 테마로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활력을 되찾고 다시 숨을 쉬게 할 수 있다.

낡은 도심에 역사, 문학, 예술, 음식 등을 주제로, 도심 원형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적절한 테마를 입혀 도시경관을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상가활성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자체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테마가 있는 거리, 살아 숨 쉬는 활력도시 광양!’이라는 주제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편집자 주>

 

▷ 피난민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을

문화관광자원으로

 

작은 항구들이 아름다운 해양도시 부산은 국내 여행객들은 물론 세계 각 나라에서 온 여행객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는 여행지이기도 하지만 피난민의 아픔이 오늘날 문화관광자원으로 고스란히 남은‘연민의 도시’이기도 하다.

원주민도 있었겠지만 1950년 우리 역사의 가장 큰 아픔이었던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모여 뿌리를 내리고 살게 되면서 도시의 외형은 점점 커져왔고 지금은 광양시보다 22배가 넘는 340만 인구가 모여살고 있다.

해양환경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피난민의 애환과 향수를 살린 40계단 테마거리, 광안리 해변 테마거리, 귀금속 테마거리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테마거리를 조성해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 피난민의 애환과 향수가 가득...

40계단 테마거리가 조성된

배경 중 하나

 

이중 40계단 테마거리는 보수동 헌책방골목과 더불어 뚜벅이 여행객이나 홀로 여행객들에게 좋은 여행코스가 되고 있다.

40계단 테마거리는 부산 중구 동광동에 있으며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이 모여들어 교통, 행정의 중심지였다. 피난민들은 주위에 판잣집을 짓고 서로의 애환을 보듬으며 구호물자를 내다 팔아가며 살았다고 한다. 부두가 가까워서 피난 중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 장소로 유명하기도 했다.

부산시는 화재가 났던 옛 부산역을 상징하기 위해 기찻길이라는 주제로 40계단 앞쪽으로 40계단 광장과 건널목 광장을 설치하고 약 140m의 거리를 조성했고, 바닷길을 주제로 부산항을 상징하기 위한 소라계단 광장과 선착장 광장을 120m 가량 조성했다.

피난민의 애환과 향수가 담긴 40계단 주변을 1950~60년대 분위기에 맞도록 재현,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했으며 지난 2004년 6월 부산시 종합평가 최우수거리로 선정된 바 있다.

무엇보다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특색 있는 테마거리로 꾸며 부산여행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 어른들에게는 추억여행을

젊은이들에게는 흥미를 주는

‘스토리 품은 조형물’설치

 

펑! 하고 굉음을 내며 구수한 냄새를 풍기던 뻥튀기 아저씨와 귀를 막고 서있는 아이들, 물동이를 들고 이고 가는 어린 여자아이 조형물 등 추억이 되살아나는 친근한 조형물이 거리의 명물이 되고 있다.

40계단 메인 골목 계단 중앙에 아코디언을 켜는 남자 조형물에서는 실제로 아코디언 연주음악이 흘러나와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보고 지나가기도 한다.

비록 피난민의 가난과 아픔이 느껴지는 연민의 거리지만 곳곳에 어른들에게는 추억여행을, 젊은이들에게는 흥미를 주는 ‘스토리가 있는 조형물’을 설치해 여행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많은 사연을 가진 피난민들의 판자촌 보금자리의 모습은 사라져 그 흔적을 유추할 밖에는 없지만 부산광역시는 이 곳을 문화관광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카페와 음식점 등 청년 창업자가 운영하는 가게들이 많아 원도심 재생, 청년창업지원, 창작.체험공간 등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이 공존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테마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광양을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를

두루 갖춘 테마거리로 조성한다면

어떤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야 할까

 

취재를 갔던 지난달 30일, 부산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지만 중국에서 온 단체관광객과 서양에서 온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가장 공통된 언어가‘바디랭귀지’라고 했던가... 중국말은 못하니 서툴고 몸짓까지 섞은 짧은 영어로‘부산은 처음이냐, 여기는 어떠냐’고 물으니 중국 관광객 역시 서툴고 짧은 영어로‘40계단 좋다, 부산 좋다’고 대답했다.

중국 관광객은 40계단 테마거리를 왜 좋다고 했을까, 중국 중년 여자 여행객의‘영혼 없는’대답이라 할지라도 그 대답을 들으며 광양을 테마거리로 조성한다면 과연 어떤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야 하는 것일까? 잠시 생각에 빠졌다.

부산광역시는 1993년 40계단 기념비를 세우고 2004년 40계단 일대를 정비해 40계단 문화 관광 테마 거리로 본격 조성했다. 동광동 주민센터 5층과 6층에 40계단 문화관을 꾸미고 6·25 전쟁을 주제로 하는 부산 중구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부산 중구 40계단 테마거리는 역사와 먹거리, 볼거리 등 여행의 요소들이 충족되는 공간이다.

광양에도 그런 테마거리 하나쯤 만들어 달라고 읍성549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광양시문화도시사업단에 기대를 하면 이뤄질까 생각하며‘테마거리’첫 번째 기획취재를 마무리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