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양심까지 버린, 쓰레기 무단투기
지난 주말, 골약동 하포마을과 기동마을을 잇는 23번 버스노선이 운행되는 도로변에 상당량의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버려진 쓰레기들은 그냥 지나치면 발견할 수 없게 도로변 인근 풀숲을 돌아 공터 안쪽 곳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장을 먼저 찾은 명예환경감시단이 많은 양의 쓰레기를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쓰레기의 양은 상당했다. 종이박스, 깨진 유리병, 폐타이어, 호스,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한차례 와서 버린 것이 아닌, 몇 번에 걸쳐 버려진 듯한 모습에‘이 곳을 어떻게 알고 와서 버렸지?’하는 의문이 들었다.
불법투기 현장은 인근 대로에 인접하고는 있지만 해당지역 공사외벽 때문에 대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 장소를 아는 누군가이거나, 평소에 오가며 장소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쌓인 종이박스가 불에 탄 뒤처럼 하얗게 그을린 것으로 봐서는 방화의 흔적도 유추해볼 수 있었다. 마른 풀숲이 주변에 우거진 것을 보니 자칫 대규모 화재로 번질 위험성도 있어보였다.
시 관계자로부터 해당 지역은 민원이 접수돼 현재 처리계획 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치울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또한 취재를 진행하는 도중 지역 곳곳에 이러한 무단 투기가 빈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부는 환경미화원이나 읍면동 관계자, 각 마을단체장 등에 발견돼 치워지지만, 정작 투기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계곡 언덕에서 비탈 아래로 투기하거나, 풀숲 등을 이용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며“심지어 종량제봉투에 담아 온 쓰레기를 붓고 난 뒤 봉투는 그대로 챙겨서 돌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무단투기에 대한 문제는 어느 시나 상황이 비슷할 것이고, 이는 전적으로‘시민의식’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세금으로 처리되는 생활폐기물 처리비용은 1톤당 5만1938원이다. 일평균 120톤으로, 지난해에는 약 4만4092톤이 발생했으니 계산해보면 그 비용은 22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누군가가 불법으로 투기하는 쓰레기로 인해 자신이 내는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나 하나쯤인데 뭐’라는 생각은 나부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이 외진 곳까지 찾아와 쓰레기를 버리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