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르네상스 시대, 미술관이 첫발이다!<6> “건축물의 상식을 뒤엎다” 인천 송도 트라이볼

물 위에 떠 있는 세 개의 그릇, 화려함에 미혹되다

2016-10-14     김보라

복합문화센터지만 건축물로만으로도‘흥행 대성공’

 

  한국의 맨해튼으로 꼽히며 최첨단 미래도시를 표방하는 곳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이다. 이 도시를 거닐다보면 이상한 건물과 맞닥뜨린다. “이게 뭘까?”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나온다.

  세 개의 그릇을 엎어놓은 듯한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의 파격적인 외관이 주위의 마천루들과 어울려 어릴 적 상상하던 미래도시의 형상을 재현한 듯 위용을 자랑한다. 트라이볼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대는 역시‘밤’이다, 화려한 조명의 향연 속에 물에 비친 트라이볼을 보고 있노라면‘홍콩의 밤거리’가 절로 연상된다.

  송도의‘랜드마크’인 트라이볼(Tri-bowl)은 지역문화진흥 및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문화예술공간이다. 음악회와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같은 콘텐츠보다도 건축물 자체의 유명세에 관광객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간의 상식을 파괴한 건축물

 

  세계적인 건축가 유걸(아이아크 대표)이 디자인한 송도 트라이볼(Tri-Bowl)은‘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의 주요 시설물로 지어졌다. 트라이볼은 건축공간의 일반적 이해를 뒤집어 놓은 건축물이다.

  이 같은 기형적 모양의 트라이볼이 역발상 건축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파빌리온(pavilion)’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파빌리온이란 온전한 건축물이 아닌 가설 건물이나 임시 구조체를 뜻하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기능적으로 모호하여 용도가 변화무쌍한 건축물을 표현할 때 사용되고 있다.

  평평한 바닥에 벽과 천장의 변화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일반 건축공간과 달리, 평평한 천장 밑에 자유로운 곡면의 바닥이 만들어진다. 이 구조물은 장방형의 수경 위에 떠있고 관람객들은 긴 브리지를 통해 구조물의 밑을 지나 진입하게 된다.

  노출 콘크리트,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판넬 등으로 처리된 미래지향적인 외관은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의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건축물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과 수준 높은 예술콘텐츠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을 높이는 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유걸 대표는“건물은 일반적으로 용도가 결정된 이후 형태가 지어진다”라면서“하지만 형태가 용도보다 우선이 되는 역발상 건축물이 지어지게 되면, 사용자는 이 공간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트라이볼은 원형극장(ARENA) 형태의 공연장(823.03㎡)과 문화예술교육, 전시 등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111.13㎡)으로 이뤄져 있다.

  2012년 인천문화재단이 위탁운영을 맡은 이후 공연장과 전시실의 계속적인 보수 및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내부 공간의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도 마련해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트라이볼은 현재 인천문화재단의 목표인‘예술이 생동하고 문화로 행복한 인천문화예술 삶터 조성’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300석의 공연장과 출연자 대기실 및 350㎡ 규모의 전시실을 보유하고 있다.

매월 세계적인 클래식 연주자들의 초청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획상설공연 <트라이볼 시리즈>와 여름 음악축제인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 매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개방송으로 진행되는 토크 콘서트 <금요낭만다방> <렉처콘서트> 등은 인기가 높다. 음악, 연극, 무용 등 시민들의 문화예술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준공기념 전시였던 故백남준 특별전 이후 마이크 윙, 배인숙, 알렉산드라 노보셀로프 & 프랑크 네스, 얼라이브 아츠 코모, 에릭 오폴, 임선희 등 국내외 작가들과의 교류를 통한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음악회와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볼거리

  여름철 이벤트로 진행되는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은‘재즈라는 자유로운 음악의 장르를 통해 지역 주민과 함께 외국인 및 외부관람객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역의 대표 공연예술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1년 동안 매월 클래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획상설공연 <트라이볼 시리즈>의 컨셉을 ‘피아노와 피아니스트로 진행되는 음악축제’이다.

  하반기 공연을 준비하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재즈라는 음악과 트라이볼의 공간 전체를 통해 관람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게 했다. 또 다른 축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축제기간 중 전시실에서는 재즈와 관련한 다양한 영상과 사진들이 상영되고, 공연장과 야외 광장에서는 흥겨운 음악공연과 스윙 댄스 워크숍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또 현장에서 무용을 직접 배우고 연주되는 재즈 음악에 맞춰서 축제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반기에는 지난 8월 진행했던 공모사업 <트라이볼 초이스>를 통해 선발한 연극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사업의 경우 한국-프랑스 교류 1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프랑스 문화원 및 관련기구와의 협약도 11월에 예정되어 있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지역 문화예술회관으로서 지역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지역 연고의 예술인 및 단체들과 함께 발굴하고, 창작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이라면서“앞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지역 예술계 및 유관기관과 함께 구상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다양한 지원 및 협력체제 구축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