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24> 생활문
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여러 장르의 글 중에서 우리 친구들이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잘 쓰는 글이 생활문입니다.
겪은 일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쓰면 되니까요. 그런데 겪은 일을 이것저것 모두 쓰려고 하면 이야기의 중심이 흐트러져서 좋은 글이 되지 않습니다.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는 것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는 것이 좋아요.
손다은 학생의 글은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쿠키 클레이 체험을 하고 나서 뿌듯하고 흐뭇한 마음이 잘 드러나게 썼습니다. 여러 가지 색깔의 재료로 쿠키를 만드는 과정도 자세하게 써서 읽는 사람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요. 그리고 싫은 친구를 만나서 기분이 안 좋았다는 솔직한 마음을 쓴 것도 어린이다운 좋은 표현이예요.
5월에는 행사가 많아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할 기회가 있을 텐데 체험을 하고 난 후 꼭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글 쓰는 실력이 쑥쑥 늘 거예요.
<생활문>
처음 해 본 쿠키 클레이 체험
광양중진초등학교 3-3 손다은
얼마 전 논술 선생님께서 광영에서‘햇살꽃 아나바다 장터’행사를 한다고 노란색 전단지를 한 장 주셨다.
자기 물건을 가져와서 팔거나 바꿔 가도 된다고 하셨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쿠키 클레이 체험도 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 날은 도서관에서 태평염전 소금 체험을 동생과 가기로 되어 있었다. 속으로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염전 체험 행사가 취소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꼭 해보고 싶은 쿠키 클레이 체험을 하러 가자고 엄마를 졸랐다.
엄마, 아빠 동생들과 행사장에 도착해 보니‘햇살꽃 아나바다 장터’라고 크게 써진 플래카드가 붙어 있고 아이들도 많고 북적북적 했다. 그 중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지용이를 만났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 나는 그 애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 애를 못 본 척하고 제일 먼저 쿠키 클레이 체험 부스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서 논술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가족이 모두 왔냐고 하시면서 반가워 하셨다. 쿠키 클레이를 하려고 의자에 앉아서 보니 여러 가지 색깔의 재료들이 예뻤다.
동생들은 그 재료를 한꺼번에 뭉쳐서 반죽을 했다. 그랬더니 짙은 밤색이 되었다. 나는 분홍, 진분홍, 녹색, 흰색, 갈색 등을 자르고 붙이면서 네모, 동그라미 모형을 만들었다. 사람 얼굴과 고양이 얼굴을 만들었는데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들은 뭉친 재료로 큰 모형을 하나나 두 개 만들어서 빨리 끝났다. 나는 좀 작게 10개 이상 만드느라 시간이 걸렸다.
마지막에는 갈색 반죽을 4개로 나눈 후 꾸몄다. 동생들보다 늦게 끝났지만 재미있고 보람이 있었다. 다 만든 모형을 미니 오븐에 구웠더니 바삭바삭한 맛있는 쿠키가 되었다.
예쁜 봉투에 넣어서 부모님께 보여드렸다. 나는 이런 것을 처음 해봐서 못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한 것보다 잘 만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있으면 꼭 가서 쿠키 클레이 체험을 또 해 보고 싶다.